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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4,600 시대의 그늘… KG그룹 주주연대, “오너 리스크가 주주 가치 파괴”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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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 속 PER 0.1배의 비정상적 저평가 지속 - 허위 공시 및 편법 승계 의혹… 금융당국에 철저한 조사 촉구 - 25만 소액주주 결집, 대통령실 앞 트럭 시위 등 집단 행동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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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청와대 앞에서 트럭시위 중인 KG그룹 주주연대. 출처: KG그룹 주주연대

(이코노미뉴스 = 임서진 기자) 코스피 지수가 4,600포인트를 돌파하며 국내 자본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오너 일가의 불투명한 경영 승계와 사익 편취 의혹으로 고통받는 소액주주들의 절규가 깊어지고 있다.

KG그룹 주주연대는 지난 8일 용산 대통령실(구 청와대) 인근에서 트럭 시위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집단 행동에 나섰다. 주주연대 측은 “공격적인 M&A로 그룹의 외형은 비약적으로 성장했으나, 그 과실은 주주가 아닌 오너 일가의 승계 자금과 사익 추구에만 집중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막대한 이익에도 PER 0.1배… 비정상적 ‘디스카운트’의 실체

KG그룹은 1954년 경기화학을 모태로 성장해 KG스틸, KG모빌리티, KG이니시스 등 제조와 금융을 아우르는 자산총액 기준 재계 50위권의 중견 그룹이다.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매년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장에서의 평가는 PER(주가수익비율) 0.1배, PBR(주가순자산비율) 0.3배라는 극단적인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다.

주주연대는 이러한 비정상적 저평가의 원인으로 ‘오너 리스크’를 지목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허위 공시를 통한 자본시장 교란 ▲사모펀드(PE)를 이용한 편법 지배력 확대 ▲불공정 합병 비율을 통한 승계 작업 등이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2023년 발생한 ‘배터리팩 설비 투자 허위 공시’ 사태는 주주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당시 700억 원 규모의 투자 발표로 주가를 부양한 뒤, 사실무근으로 밝혀지기 전 특수관계인인 캑터스PE가 지분을 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이다. 이 과정에서 KG그룹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등 공신력에 치명타를 입었다.

■ ‘1대 905’ 합병부터 갓난아기 주식 매입까지… 꼼수 승계 논란

승계 과정에서의 불투명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주연대는 과거 비상장사 합병 시 적용된 ‘1대 905’라는 기형적인 합병 비율과 최근 갓 태어난 오너 3세(손주)들의 지분 매입 등을 사례로 들며, 그룹의 모든 의사결정이 주가 부양보다는 ‘저가 승계’에 맞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정거래법상 계열사 지정 회피 의혹도 제기됐다. 곽재선 회장의 장남인 곽정현 사장이 대기업집단 지정 직전 사모펀드 캑터스PE의 사내이사직을 사임한 것을 두고, 고의적인 누락을 통해 규제를 피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KG그룹 주주연대 대표는 "정부가 강조하는 '기업 밸류업'과 '공정 자본시장'의 가치가 KG그룹에서는 완전히 무너졌다"며, "트럭 시위를 시작으로 릴레이 시위와 단식 투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금융당국의 조사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뉴스 View: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거버넌스 리스크의 경고] KG그룹 사태는 국내 자본시장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수가 4,600선을 넘어서는 대세 상승기에도 특정 기업의 주가가 PER 0.1배에 갇혀 있다는 것은, 시장이 해당 기업의 ‘지배구조(Governance)’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다.

경제학적으로 기업의 가치는 미래 수익의 현재 가치 합이다. 하지만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기업이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그 이익이 주주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이 가격을 억누르게 된다. 이는 결국 자본 조달 비용을 높여 기업의 장기 성장을 저해하는 부메랑이 된다.

2026년 한국 경제가 진정한 ‘선진국형 자본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지수 상승에 환호할 것이 아니라, KG그룹 사례와 같은 거버넌스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정책적·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투명한 공시 체계와 공정한 승계 룰이 확립되지 않는다면, '제2의 KG그룹 사태'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으며 이는 K-증시 전체의 신뢰를 갉아먹는 암세포가 될 것이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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