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가이드, 사상 첫 와이너리 평가 ‘2026 미쉐린 그레이프 셀렉션’ 공개

(이코노미뉴스 = 박현우 기자) 100년 넘게 세계 미식 산업의 이정표 역할을 해온 미쉐린 가이드가 레스토랑을 넘어 와인 생산자 평가로 영역을 확장한다. 미쉐린 가이드는 프랑스 디종(Dijon)에 위치한 역사적인 부르고뉴 공작 궁전에서 사상 최초의 와이너리 평가 체계인 ‘2026 미쉐린 그레이프 셀렉션(MICHELIN Grape Selection)’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성지이자 현대적 ‘테루아(terroir)’ 개념의 발상지인 부르고뉴는 오랜 세월 피노 누아(Pinot Noir)와 샤르도네(Chardonnay) 품종을 중심으로 정교하고 깊이 있는 양조 전통을 이어온 지역이다. 미쉐린 가이드는 이번 첫 에디션을 통해 부르고뉴 지역에서 총 94곳의 뛰어난 와이너리를 선정하며, 단순히 우수한 병 단위 와인을 넘어 소비자가 완벽히 신뢰할 수 있는 ‘생산자(도멘)’ 중심의 새로운 평가 기준을 정립했다.
■ ‘미쉐린 3 그레이프’ 영예의 9개 와이너리… 부르고뉴의 정점 확인
이번 셀렉션의 최고 등급인 ‘미쉐린 3 그레이프’는 빈티지와 관계없이 뛰어난 품질과 신뢰도를 보여주는 최고의 생산자에게 부여된다. 부르고뉴 와인의 핵심 기둥인 꼬뜨 드 뉘와 꼬뜨 드 본 전역에서 각각 최고의 도멘들이 이름을 올렸다.
꼬뜨 드 뉘 (5곳): 바이오다이내믹 공법을 통해 독보적인 시그니처를 정립한 ‘세실 트랑블레(Cécile Tremblay)’를 비롯해 극한의 소량 생산으로 농축미를 극대화하는 ‘뒤가-피(Dugat-Py)’, 역사적 선구자 ‘루미에(Roumier)’, 세계 최고의 그랑 크뤼를 관리하는 ‘도멘 드 라 로마네-콩티(Domaine de la Romanée-Conti)’, 그리고 전설적인 거장 랄루 비즈-르루아의 ‘도멘 르루아(Domaine Leroy)’가 최고 등급의 영예를 안았다.
꼬뜨 드 본 (4곳): 랄루 비즈-르루아의 또 다른 명작 ‘도멘 도브네(Domaine d’Auvenay)’, 4대째 완벽한 장기 숙성 화이트 와인을 구현하는 ‘코슈-뒤리(Coche-Dury)’, 괄목할 깊이감을 지닌 ‘장-마르크 & 토마 불레(Jean-Marc & Thomas Bouley)’, 그리고 고밀도 식재와 극한의 정밀함으로 컬트 와인의 반열에 오른 ‘위베르 라미(Hubert Lamy)’가 3 그레이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랄루 비즈-르루아는 꼬뜨 드 뉘와 꼬뜨 드 본 두 지역 모두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한 유일한 생산자가 되었다.
■ 2 그레이프 20곳, 1 그레이프 33곳 등 촘촘한 와인 헤리티지 구축
확고한 테루아와 일관된 일류 품질을 입증해 낸 ‘미쉐린 2 그레이프’ 등급에는 총 20곳의 와이너리가 선정됐다. 꼬뜨 드 뉘를 대표하는 ‘뒤작(Dujac)’, 스타일의 유연성을 극대화한 ‘드니 모르테(Denis Mortet)’, 개입을 최소화하는 전통파 ‘조르주 뮈뉴레-지부르’와 더불어 꼬뜨 드 본의 ‘장-클로드 바슐레’, ‘폴 피요’, 그리고 메르퀴레 지역에서 자체 오크통 숙성을 시도하는 ‘브뤼노 로랑종’ 등이 포함됐다.
스타일의 개성과 정체성이 돋보이는 ‘미쉐린 1 그레이프’에는 주브레-샹베르탱의 전설적인 ‘아르망 루소’를 비롯해 총 33곳의 도멘이 이름을 올렸으며, 이 외에도 뛰어난 가능성과 풍성한 경험을 보장하는 신뢰받는 와이너리 32곳이 ‘셀렉티드’ 카테고리에 선정되어 견고한 부르고뉴 와인 지형도를 완성했다.
그웬달 풀레넥(Gwendal Poullennec)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는 “이번 첫 그레이프 셀렉션은 단순한 명성에 기대지 않고, 포도밭과 셀러에서 이루어지는 정밀한 노력을 가감 없이 평가하고자 했다”며 “가족의 오랜 유산을 계승하는 이들과 경계를 넓히는 젊은 개척자들이 보여준 조화야말로 부르고뉴가 변치 않는 생동감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전했다.
[이코노미뉴스 View: 맛의 기준을 넘어 향의 가치를 평가하는 미식 생태계의 새로운 도약]
미쉐린 가이드가 사상 최초로 도입한 '그레이프 셀렉션'은 기존의 복잡한 생산지 등급(Appellation)을 넘어, 생산자의 철학과 양조 과정의 엄격함이라는 명료한(Clarity) 잣대를 적용한 혁신적인 시도다. 이는 개별 빈티지 점수에 의존하던 전통적 와인 평가 체계를 탈피하고, 자연과 인간의 정성이 빚어내는 연속성을 검증하는 최적의 대안(Solution-Oriented)을 제공한다. 부르고뉴 와인의 정수를 담은 생산자 네트워크(Network)를 전 세계 미식가들과 직관적으로 연결함으로써, 가치를 탐구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더 깊고 차원 높은 미식의 기회(Opportunity)를, 글로벌 와인 생태계에는 지속 가능한 장인정신의 부활이라는 풍성한 결실(Yield)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