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美 첫 해상 ‘델핀 FLNG’ 4조 원 규모 PF 공동주선 성공

(이코노미뉴스 = 박현우 기자) 한국의 금융 자본과 조선 기술력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미국 내 전략적 에너지 인프라 영토를 개척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KB국민은행이 글로벌 탑티어 투자은행(IB)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미국 최초의 상업용 부유식 액화천연가스(FLNG) 개발 사업 주선에 성공, 국내 금융 거버넌스의 독보적인 위상을 증명했다.
KB국민은행(은행장 이환주)은 미국 델핀(Delfin) 부유식 LNG 개발 사업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공동 주선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현지 기준 지난 3일 최종 금융 약정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신디케이트론 금융에는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 씨티은행(CITI) 등 글로벌 메이저 대형은행들이 공동 주선기관으로 대거 참여했다. 이 가운데 국내 금융기관으로는 유일하게 KB국민은행이 ‘대표 주선기관(Coordinating Lead Arranger)’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총 신디케이션 규모는 약 4조 원(미화 26억 7,600만 달러)에 달하며, 이 중 KB국민은행은 약 2,400억 원(미화 1억 6,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직접 주선 및 참여해 딜(Deal)을 주도했다.
■ 미국 최초 해상 FLNG 프로젝트… ‘건설 단축·리스크 헤지’ 차세대 인프라 각광
‘델핀 FLNG’ 프로젝트는 미국 해상에서 최초로 추진되는 상업용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액화·저장 시설이다. 육상형 LNG 터미널과 비교했을 때 대규모 토목 공사가 불필요해 건설 기간이 대폭 단축될 뿐만 아니라, 초기 투자 리스크와 환경 부담을 혁신적으로 낮춘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 솔루션 중심(Solution-Oriented)의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아 왔다.
특히 해당 시설이 들어설 멕시코만 해역은 미국 내 천연가스 배관 및 공급 인프라 밀집도가 가장 높은 핵심 요충지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국익 차원의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는 물론, 글로벌 LNG 시장 내 패권 경쟁력을 차별화하는 메인 가교 역할을 수행할 핵심 인프라로 자본시장의 뜨거운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금융 주선 흥행의 이면에는 대한민국 조선업계의 압도적인 기술 주권이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가스 미드스트림 전문 기업인 미국 델핀 미드스트림(Delfin Midstream)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인 FLNG 설비 건조 파트너로 한국의 삼성중공업을 낙점하고 초대형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숏체인 조선 기술력과 미국의 풍부한 셰일가스 인프라 투자가 맞물린 최적의 시너지 텍틱(Tactic)이 실현된 셈이다.
■ ‘금융과 산업’의 결합으로 국격 리레이팅… CIB 글로벌 현지화 전략 빛났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딜이 한국의 전략 산업과 토종 금융 자본이 해외 특수 목적 시장에 함께 진출해 리더십을 발휘한 상징적 가치 네트워크(Network) 사례라고 분석한다. 미국 내 안보·전략 인프라 사업에 국내 기업이 하드웨어를 공급하고, 이를 국내 리딩뱅크가 금융 주선 및 자금 공급 측면에서 전방위로 지원해 국가 차원의 대외 경쟁력을 명료성(Clarity) 있게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실은 KB국민은행이 오랜 기간 공들여온 글로벌 CIB(기업투자금융) 현지화 전략이 통했기에 가능했다. KB국민은행은 뉴욕, 런던 등 글로벌 금융 허브에 투자금융(IB) 전문 인력을 전진 배치하고 해외 현지 심사센터를 독자적으로 운영하며 리스크 관리 전문성(Expertise)을 축적해 왔다.
이원종 KB국민은행 CIB영업그룹 부행장은 “델핀 프로젝트는 한국과 미국 간의 무역, 에너지, 조선 분야 협력을 한 단계 더 높은 고지로 리레이팅(재평가)하는 기념비적인 거래”라며 “그동안 당사가 축적해 온 독보적인 글로벌 투자금융 역량과 해외 심사 노하우가 완벽한 결실을 맺게 되어 뜻깊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글로벌 금융기관들과의 촘촘한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기회(Opportunity)를 적극 지원하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마중물 역할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뉴스 View: 글로벌 IB 장벽 넘은 KB의 자본 리더십, K-금융의 영리한 영토 확장]
글로벌 PF 시장, 특히 미국의 까다로운 국가 인프라 금융 시장은 무서운 자본력과 정교한 심사 능력을 가진 글로벌 공룡 은행들의 전유물이었다. 이러한 높은 장벽을 뚫고 KB국민은행이 무려 4조 원 규모의 미국 첫 해상 FLNG 프로젝트에서 국내 유일의 대표 주선기관(CLA) 지위를 확보한 것은, 한국 금융이 단순한 ‘자금 대여 자격’을 넘어 ‘딜 메이커(Deal Maker)’로서의 전문성(Expertise)을 완벽히 인정받았음을 뜻하는 명료성(Clarity) 있는 마일스톤이다.
이코노미뉴스의 시선에서 볼 때, 이번 성과의 본질은 '산업과 금융의 톱니바퀴식 가교(Bridge) 효과'다. 삼성중공업의 하이테크 FLNG 수주라는 실물 경제의 기회(Opportunity)를 KB국민은행이 글로벌 금융 구조화 능력으로 치환해 완벽하게 락인(Lock-in)해 냈다. 현지 사정에 어두운 국내 금융의 한계를 해외 현지 심사센터라는 정교한 인프라로 정면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사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거버넌스를 주도한 대목은 대단히 영리한 리스크 관리다.
미국 멕시코만 해역에 띄워질 차세대 에너지 허브는 한국 조선과 금융이 함께 일궈낸 위대한 자산이다. 고금리 장기화 기조 속에서 해외 우량 인프라 자산을 선점해 지속 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이익 결실(Yield)을 확보한 만큼, 이번 성공 스토리가 K-금융이 글로벌 IB 시장의 주류로 우뚝 서는 견고한 신뢰의 닻이 되기를 강력히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