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매물 뚝… 부동산 시장 ‘매물 잠김’ 심화

(이코노미뉴스 = 강도준 기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유예 조치가 전면 종료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세금 부담을 피해 시장에 나왔던 급매물들이 대거 자취를 감추고 다주택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 절벽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9일 자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유예 기간이 끝남에 따라, 이달 10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최고 60~70%의 중과세율이 다시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유예 종료 직전까지 절세를 위해 호가를 낮춰 매물을 내놓았던 다주택자들이 일제히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전세 전환으로 선회하고 있다. 서울 주요 자치구의 아파트 매물 건수는 중과 유예 종료 직후 일주일 만에 완연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 ‘어차피 팔면 세금 폭탄’… 집주인들 매물 거두고 장기 버티기 돌입
현장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유예 기간 막바지에는 잔금 조건을 맞춰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일부 거래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집주인들이 ‘어차피 지금 팔면 세금 폭탄을 맞으니 일단 버티겠다’며 매물을 회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양도세 중과세율이 다시 적용되면서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매도할 경우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 이상은 30%포인트가 가산된다.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중과세율이 최고 75%에서 82.5%에 달해 매도에 따른 실익이 사실상 사라진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다.
■ 대출 규제·공급 부족에 양도세 중과까지… 선호 지역 중심 ‘시장 양극화’ 뚜렷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강화와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 재개로 인한 매물 잠김까지 더해졌다”며 “당분간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호가가 유지되는 ‘시장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량이 바닥을 치는 가운데 입지가 좋은 서울 주요 지역은 매물 부족으로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고, 외곽 지역은 거래 단절로 침체가 깊어지는 악순환이 거듭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매물 유도를 위한 규제 완화나 취득·보유세 전반에 걸친 유연한 정책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코노미뉴스 View: 규제의 역설과 매물 잠김, ‘퇴로 차단’이 부른 부작용]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가져온 매물 잠김 현상은 규제를 통해 다주택자의 매도를 압박하려던 정책적 의도가 오히려 시장 공급을 축소시키는 ‘규제의 역설’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경제학적으로 거래 비용(세금)의 급격한 상승은 시장 참여자들의 거래 동기를 마비시키며, 이는 결국 시장의 유동성 고갈과 불확실성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진다.
이코노미뉴스의 시선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명료성(Clarity) 있는 대안은 거래세의 완급 조절이다. 보유세를 높였다면 양도세를 낮춰 다주택자가 자산을 처분할 수 있는 ‘퇴로’를 열어주어야 시장에 매물이 공급된다. 퇴로를 차단한 채 매도만을 강제하는 방식은 집주인들이 장기 버티기나 증여, 전세 전환으로 우회하는 결과만 낳을 뿐이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인위적인 억제가 아닌 원활한 매물 순환과 연결(Network)을 통한 수급 균형에서 시작된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실수요자에게는 정상적인 내집 마련의 기회(Opportunity)를 제공하고 매도자에게는 합리적인 결실(Yield)을 보장하는 유연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거시적 안목에서 다주택자의 자산이 시장의 건강한 매물 공급원으로 선순환할 수 있도록 세제 전반에 걸친 실용적인 해법(Solution-Oriented) 개편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