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굿플러스북, 방효창 두원공대 교수 ‘필터사회’ 출간

이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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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플러스북이 방효창 두원공대 교수의 신작 ‘필터사회 — AI·플랫폼은 어떻게 기회를 걸러내는가’를 출간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기회가 열린 시대에 산다고 믿는다. 그러나 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누구는 오르고 누구는 출발선에서 멈춘다. 이 차이는 능력의 문제일까, 구조의 문제일까. 두원공과대학교 방효창 교수가 신작 ‘필터사회 — AI·플랫폼은 어떻게 기회를 걸러내는가’(굿플러스북)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저자의 진단은 도발적이다. 기회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걸러지고 있다는 것. 그는 AI와 플랫폼이 세상을 연결한 동시에 ‘보이지 않는 필터’를 세웠다고 본다. 무엇이 먼저 보이는지, 누가 다시 시도할 수 있는지, 어떤 문턱을 넘을 수 있는지가 알고리즘과 시장 설계에 의해 미리 갈린다는 것이다.

‘초격차’를 시민의 기회 문제로 되돌리다

‘초격차’라는 말은 그동안 주로 기업의 경쟁 전략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였다. 저자는 이 단어를 시민의 일상으로 끌어내린다. 그가 제시하는 핵심 개념은 ‘나선형 초격차 모델’이다. 자원이 속도를 낳고, 속도가 구조를 만들며, 그 구조가 다시 자원을 몰아주는 나선. 한 바퀴 돌 때마다 격차는 누적된다.

책은 격차가 위험해지는 순간을 이렇게 정의한다. ‘간격이 벌어질 때가 아니라, 벌어진 결과가 다음 라운드의 출발선을 다시 쓸 때다. 오늘의 성과가 내일의 자격이 된다.’ 한 번의 우위가 다음 기회의 조건이 되고, 그 조건이 다시 더 큰 우위를 만드는 구조를 저자는 집요하게 파고든다.

네 인물의 하루로 그린 격차의 얼굴

‘필터사회’가 여느 사회비평서와 다른 지점은 추상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민준·현정·수진·도윤이라는 네 인물이 4부 20장을 관통하며, 통계로는 잡히지 않는 격차의 장면을 보여준다. 데이터에 접근하지 못해 첫 출발선이 갈리고, 재교육이 생활의 리듬을 따라오지 못해 전환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자원이 있어도 표준과 네트워크에서 한 번 더 걸러진다.

저자의 관찰은 일관된다. ‘멈춤은 실력 부족처럼 보이지만, 그보다 반복할 수 있는 조건의 부족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열 번 시도하고 누군가는 두 번에 포기하는 이유가 의지가 아니라 ‘반복할 수 있는 조건’에 있다면, 다시 설계해야 할 것은 사람이 아니라 기회의 기반시설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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