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로컬 캠퍼스 ① ‘글로컬 대학 30’ 현장 리포트: 대학과 산업의 ‘운명 공동체’ 선언, 담장을 허물다
“대학의 담장을 허무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 공간의 개방이 아닙니다. 지역 산업의 R&D 엔진을 대학 교정 안으로 이식하는 ‘생존을 위한 결단’입니다.”
2025년 3월 개강을 맞은 비수도권 A 글로컬 대학의 산학협력관. 이곳은 더 이상 학생들만의 공간이 아니다. 지역 주력 산업인 이차전지 관련 기업 5곳의 부설 연구소가 통째로 입주해 있다. 대학은 기업에 연구 인프라를 제공하고, 기업은 학생들에게 실전형 커뮤니티와 취업을 보장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컬 대학 30’ 사업이 현장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가장 큰 변화다.

■ ‘벽 허물기’의 실체: 대학 내부 개혁을 넘어 지역 산업으로
글로컬 대학 사업의 핵심은 ‘벽 허물기’다. 학과 간의 벽, 대학과 지역 간의 벽을 허물어 지역 소멸의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본지 취재 결과, 올해 본격적인 2단계 사업에 착수한 대학들은 단순한 ‘학과 통합’을 넘어 ‘산업 밀착형 거버넌스’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로 경상권의 한 글로컬 대학은 아예 ‘산업체 맞춤형 트랙’을 전 학과로 확대했다. 기업이 커리큘럼 설계에 직접 참여하고, 대학은 해당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공급한다. 이는 교육부의 정책과 지자체의 예산, 대학의 기술이 하나로 묶이는 [정책적 연결]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 [정밀진단] 대학의 혁신, 지역 GDP 상승으로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대학의 혁신이 단순한 ‘학위 수여’를 넘어 지역의 ‘경제적 허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캠퍼스 혁신파크’와 연계된 글로컬 대학의 경우, 입주 기업의 매출 증대와 신규 고용 창출이 지자체 세수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병호 기자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글로컬 대학 사업에 선정된 지역의 스타트업 창업률은 비선정 지역 대비 약 15%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내 보유한 특허기술이 지역 중소기업으로 이전되는 속도가 빨라진 결과다. 이는 본지가 추구하는 [R&D 정밀 진단]의 핵심 가치와 맞닿아 있다.
■ 보건 주권과 생명 윤리: 지역 인재 양성의 종착지
특히 보건·의료 분야 글로컬 대학들은 ‘보건 주권’ 확보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지역 거점 국립대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헬스케어 융합 단지는 지방에서도 수도권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는 인프라의 토대가 된다. 이는 단순히 취업률을 높이는 것을 넘어, 지역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생명 윤리적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병호 기자는 “글로컬 대학은 이제 선택이 아닌 지역 생존의 필수 기제가 되었다”며, “정부의 재정 지원이 끊긴 이후에도 대학이 자생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의 강력한 ‘권한의 밀도’를 확보하는 것이 다음 과제”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