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비전] 자치분권 2.0, ‘사무 권한 이양’은 시작일 뿐… 지방 정부의 ‘결정권’ 어디까지 왔나
[더 밸런스 = 이병호 기자] 2025년 3월, ‘지방시대’의 핵심 기제로 꼽히는 자치분권 2.0이 시행 3년 차를 맞았다. 중앙 정부의 사무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하겠다는 선언적 구호는 상당 부분 진척되었으나, 정작 현장에서는 “무늬만 권한 이양일 뿐, 재정권과 인사권이 담보되지 않은 반쪽짜리 분권”이라는 비판이 여전하다. 진정한 균형 발전을 위한 지방 정부의 실질적 결정권 확보 현황을 정밀하게 짚어본다.

■ [분석 1] 사무 이양의 양적 팽창 vs 질적 정체
그동안 중앙 부처에서 지자체로 이양된 사무는 수백 건에 달한다. 국토 이용 계획의 일부 승인권이나 환경 영향 평가 권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병호 기자가 전국 시·도지사 협의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양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한 전문 인력 충원이나 예산 지원은 당초 계획의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권한은 주되 책임은 지지 않는 [정책적 연결]의 불균형을 초래하며, 지자체의 행정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 [분석 2] 보건 주권 사각지대… 지방 의료 결정권의 한계
자치분권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보건 의료 분야의 권한 이양이다. 현재 지역 공공의료원 설립이나 의대 정원 배정 등 핵심 결정권은 여전히 중앙 정부가 쥐고 있다. 지역의 특수성을 가장 잘 아는 지자체가 정작 주민의 생명과 직결된 의료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설계할 수 없다는 점은 [보건 주권] 확립에 큰 걸림돌이다. 생명 윤리적 관점에서 볼 때, 지역별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방 정부에 지역 맞춤형 의료 자산 운용권을 부여하는 파격적인 분권이 선행되어야 한다.
■ [분석 3] 국토비전: ‘중앙 집권적 사고’의 대전환이 필요한 이유
진정한 자치분권은 중앙 정부가 ‘지도·감독’의 주체에서 ‘조력·협력’의 파트너로 인식을 전환할 때 완성된다. 본지가 전문가 10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토 비전의 핵심은 ‘다극 체제’의 구축이다. 이를 위해선 단순한 사무 이양을 넘어, 지방 정부가 지역 산업과 연계된 R&D 예산을 직접 편성하고 집행할 수 있는 경제적 자치권이 동반되어야 한다.
■ [제언] ‘지방 시대’의 성패, 실질적 재정 분권에 달렸다
이병호 기자는 “사무 권한 이양은 분권의 ‘입구’일 뿐, ‘출구’는 결국 재정권의 독립”이라고 분석했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의 혁신적 조정 없이는 지자체가 독자적인 국토 비전을 실행에 옮기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025년 상반기 국회에서 논의될 제3차 지방일괄이양법은 단순한 기능 이양을 넘어, 지방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실탄(재원)’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