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특집: 로컬 필수의료④] 병원 거리 10km 멀어질 때 인구 5% 감소… 데이터가 증명한 ‘병세권’과 소멸의 상관관계

정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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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병원 거리 10km 증가 → 인구 5% 감소 (nano-banana 생성)

[더 밸런스 = 정다인 기자]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수많은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인구 유출의 ‘방어선’ 역할을 하는 핵심 변수는 따로 있었다. 본지가 통계청의 국내 인구 이동 자료와 국립중앙의료원의 의료 접근성 지표를 5년간 교차 분석한 결과, 응급 의료 시설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해당 지역의 인구 감소 속도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의료 인프라는 복지를 넘어 지역 존립을 결정짓는 ‘인구 정책’의 핵심 변수로 다뤄져야 한다.

데이터로 본 비극: ‘의료 공백’이 부른 도미노 현상

정다인 기자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거주지에서 종합병원까지 자동차로 30분 이상 소요되는 지역의 경우, 2030세대뿐만 아니라 60대 이상의 은퇴 세대 유출마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가 사라진 면(面) 단위 지역은 지난 3년간 영유아 동반 가구의 12%가 인근 대도시로 거주지를 옮겼다. 이는 거주 지역에 따라 생명의 안전을 담보받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보건 주권]의 훼손을 넘어, 실제적인 이탈로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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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병원 거리로 인한 지역 인구 유출 이야기를 시각화하는 이미지 (nano-banana 생성)

정책적 연결의 실패: ‘직장’은 늘렸지만 ‘병원’이 없어 떠난다

정부와 지자체는 그동안 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만 매몰되어 왔다. 하지만 정다인 기자가 취재한 충청권의 한 신규 산단 지역은 일자리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근로자들은 인근 광역시에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야간에 아이가 아플 때 갈 수 있는 응급실이 없기 때문이다. 일자리 정책과 의료 인프라 확충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않은 [정책적 연결]의 부재가 낳은 촌극이다. 정주 여건의 완성은 결국 ‘아파도 이 동네에서 고칠 수 있다’는 안도감에서 시작된다.

생명 윤리적 관점의 재해석: 거리에 따른 생명의 불평등

이러한 인구 이동의 배경에는 ‘거리에 따른 생명 가치의 불평등’이라는 [생명 윤리]적 문제가 깔려 있다. 수도권 주민이 누리는 15분 이내의 의료 서비스와 지방 주민이 감내해야 하는 60분 이상의 대기 시간은 단순한 편의의 차이가 아닌, 생존 확률의 차이다. 데이터 분석 결과, 골든타임 사수가 어려운 지역일수록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의 합병증 발생률이 1.5배 높게 나타났다. 국가가 지역별 의료 자원을 강제로 배분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론: ‘병원’이 곧 가장 강력한 ‘인구 댐’이다

정다인 기자는 “지방 소멸 대응 예산의 상당 부분을 대규모 토목 사업이 아닌, 거점 병원 육성과 필수 의료진 정착 자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병원이 문을 닫으면 약국이 떠나고, 약국이 떠나면 시장이 무너지는 연쇄 작용을 막기 위한 ‘인구 댐’으로서의 의료 기관 기능 강화가 시급하다. 2025년 대한민국 지방의 시계는 이제 ‘병원과의 거리’에 따라 멈추느냐 움직이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정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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