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크리에이터] ‘힙한 공간’ 넘어 ‘지속 가능한 업(業)’으로… 로컬 크리에이터 1세대의 생존 전략
[더 밸런스 = 강민호 기자] 지역의 고유한 자산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입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지역 경제의 실질적인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초기 창업 지원금이 끊긴 이후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해 폐업 위기에 몰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3월의 끝자락에서 로컬 크리에이터 1세대들의 안착 현황과 이들이 진정한 ‘지역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과제를 점검했다.

콘텐츠의 한계 돌파: ‘경험’을 넘어 ‘실익’을 파는 비즈니스 모델
초기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예쁜 카페나 숙박 시설 등 공간 기반의 ‘경험 소비’에 집중했다면, 최근 생존에 성공한 1세대들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조 유통업이나 IT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업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역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전국 단위, 혹은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것이 핵심이다. 데이터 분석 결과, 자체 PB 상품을 개발해 온라인 판로를 확보한 크리에이터의 생존율은 단순 서비스업 대비 2.4배 높게 나타났다.
민간 주도의 생태계: ‘느슨한 연대’가 만드는 자생적 인프라
지자체의 직접 지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크리에이터들끼리 스스로 결성한 ‘협업 커뮤니티’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각기 다른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공간을 공유하거나 마케팅을 공동으로 진행하며 고정 비용을 절감하고, 이종 산업 간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융복합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방식이다. 이러한 자생적 생태계는 관 주도의 일시적 지원보다 훨씬 강력한 지역 정착의 동인이 되고 있다. 이제 정책의 방향도 개별 기업 지원에서 이러한 ‘클러스터형 네트워크’ 육성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투자의 질적 변화: ‘보조금’에서 ‘임팩트 투자’로
로컬 크리에이터가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금융 지원 체계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담보 능력이 부족한 청년 창업가들에게 융자 위주의 지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지역의 사회적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로컬 임팩트 펀드’의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다. 지자체는 투자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분담해주고, 민간 투자자들은 전문적인 엑셀러레이팅을 제공하는 ‘민관 협력형 투자 모델’이 정착될 때 로컬 크리에이터들은 비로소 지역 소멸을 막는 경제적 방파제가 될 수 있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단순히 지역을 ‘힙’하게 만드는 장식품이 아니다. 이들은 지역의 자원을 재발견하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혁신가들이다. 이들이 1회성 지원의 늪을 지나 견실한 지역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다 정교한 후속 관리와 금융 생태계 조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