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자체입법] 중앙 법령이 못 채운 현장의 빈틈, ‘로컬 조례’가 혁신의 마중물 되다

이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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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밸런스 = 이병호 기자] 자치분권 2.0 시대를 맞아 지방의회의 입법 권한이 강화되면서,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이른바 ‘혁신 조례’들이 지자체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중앙 정부의 일괄적인 법 개정을 기다리기보다 지역 현안에 맞춘 정교한 조례 제정을 통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3월 한 달간 전국 지자체에서 주목받은 주요 입법 사례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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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자산화부터 청년 배당까지… 조례로 여는 ‘자치 경제’

최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조례들의 공통점은 ‘지역 자산의 외부 유출 방지’에 있다. 일부 지자체는 지역 내에서 발생한 이익이 다시 지역으로 재투자되도록 강제하거나 유인하는 ‘지역재투자 조례’를 제정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또한, 중앙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특정 연령층이나 소외 계층을 핀셋 지원하는 조례들은 단순한 현금 복지를 넘어 지역 공동체의 결속력을 다지는 생명 윤리적 가치를 담아내고 있다.

입법의 질적 향상: ‘베끼기 조례’에서 ‘데이터 기반 입법’으로

과거 타 지자체의 조례를 그대로 가져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지역의 인구 통계와 산업 지표를 정밀 분석한 데이터 기반 입법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스마트시티 운영이나 로컬 브랜딩 지원 조례의 경우, 실제 현장의 기술적 R&D 성과와 정책 자금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조항들을 삽입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였다. 이는 지방의회가 단순한 감시 기구를 넘어 지역 혁신의 설계자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남은 과제: 조례의 실행력을 담보할 ‘재정 분권’의 완성

혁신적인 조례가 제정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재정적 자립도가 낮으면 ‘종이 위의 선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지자체의 입법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의 조정 등 근본적인 재정 권한 이양이 동반되어야 한다. 또한, 지자체 간의 과도한 경쟁을 방지하고 입법의 표준안을 마련할 수 있는 광역 단위의 입법 지원 체계 고도화도 시급한 과제다.

자치 입법은 지역의 주권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중앙의 획일적인 잣대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지역 문제들을 주민의 눈높이에서 해결해 나가는 '조례의 혁신'이 계속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국가 균형 발전은 완성될 수 있다.

이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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