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생] ‘관광객 100만 명’의 허상… 4월 축제 시즌, ‘인당 소비액’과 ‘재방문율’에 주목하라

[더 밸런스 = 이지혜 기자] 전국이 벚꽃과 봄꽃 축제로 들썩이는 4월이다. 각 지자체는 앞다투어 수십만 명의 방문객 유치를 홍보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자신하지만, 축제가 끝난 뒤 상인들의 손에 쥐어지는 실질적인 수익과 지역 공동체에 남는 자산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단순한 방문객 수 집계에서 벗어나, 축제가 어떻게 지역의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안착할 수 있을지 그 실무적 해법을 모색했다.
공급자 중심의 ‘축제 인플레이션’… 주민의 삶을 잠식하다
이지혜 기자가 취재한 일부 지역 축제 현장은 외부 외지 상인들이 점령한 야시장과 천편일률적인 공연으로 채워져 있었다. 단기적인 수익에 급급해 치솟은 물가는 관광객의 외면을 부르고, 소음과 쓰레기 문제는 지역민의 정주 환경을 파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향유하고 공동체의 건강한 삶을 지탱해야 할 축제가 오히려 주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축제의 성공 지표를 ‘방문객 수’가 아닌 ‘주민 참여도’와 ‘지역 자원 활용 비율’로 재편해야 한다.
데이터로 증명하는 ‘진짜 상생’: 로컬 푸드와 로컬 크리에이터의 결합
최근 성공 사례로 꼽히는 지자체들은 축제 기획 단계부터 지역의 강소기업과 청년 크리에이터들을 전면에 배치한다. 외지 노점상 대신 지역 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지역 고유의 이야기를 담은 굿즈를 판매하며 발생한 수익이 고스란히 지역 내부로 환류되는 구조를 만든다. 이는 단순한 이벤트성 행사를 넘어, 지역의 특화 산업을 전국에 알리고 판로를 개척하는 실질적인 정책적 창구 역할을 수행한다.
지속 가능한 브랜딩: ‘스쳐 가는 관광’에서 ‘관계의 시작’으로
축제의 완성은 축제가 끝난 뒤에 결정된다. 한 번 방문한 관광객이 지역의 농산물을 정기적으로 구독하거나, 워케이션 등을 통해 재방문하게 만드는 ‘생활 인구’로 전환되는 지점을 설계해야 한다. 지자체는 축제 기간 확보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깃 마케팅을 고도화하고, 지역의 매력을 상시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 인프라와 연계해야 한다.
결국 진정한 로컬 브랜딩은 지역의 자부심을 파는 일이다. 외부의 화려한 조명보다 지역민의 일상과 조화를 이루며, 가장 지역적인 색깔을 유지할 때 축제는 비로소 소멸을 막는 경제적 방파제가 될 수 있다. 4월의 축제가 일회성 소모가 아닌 지역 성장의 씨앗이 되기 위한 지자체의 정교한 기획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