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리포트] 청년 지방 이주 가로막는 ‘주거·교육 격차’, 시혜적 보조금으론 인구 흐름 못 바꾼다

이병호 기자
입력
수정

[더 밸런스 = 이병호 기자]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층의 지방 안착을 위해 각종 이수 지원금과 수당을 쏟아붓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정주 여건의 균등’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단순한 현금성 지원을 넘어 주거 안정성과 자녀 교육 환경이라는 본질적인 장벽을 허물지 않는 한, 지방 이주는 일시적인 ‘지역 살이 체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9331890c90c48a4e98fb7c81b9953225

■ [현황] 청년 이주 지원 정책의 실태와 한계

현재 전국 지자체가 시행 중인 청년 이주 지원 사업은 약 2,000여 개에 달한다. 초기 정착 지원금, 청년 수당, 월세 지원 등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병호 국장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시혜적 지원을 받고 지방으로 내려간 청년 중 3년 이상 정착하는 비율은 30%를 밑돈다. 가장 큰 원인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지원금이 끊긴 이후의 생계 대책과 더불어, 생애 주기별로 마주하게 될 주거 확장성 및 교육 인프라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 [문제점] 수도권과 지방의 ‘정주 인프라’ 양극화

첫째는 ‘주거의 질’ 격차다.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집값은 저렴하지만, 청년들이 선호하는 신축 소형 주택이나 직주근접형 공유 주거 모델이 턱없이 부족하다. 낡은 단독주택이나 외곽의 아파트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공간의 균등한 기회’는 박탈당하고 있다.

둘째는 ‘교육 및 보육의 공백’이다. 미혼 청년이 지방 이주를 결정하더라도 결론적으로 결혼과 출산을 고민하는 단계에 이르면 다시 수도권 회귀를 선택한다.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시설의 부재와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의 결여는 지방 정착의 가장 강력한 심리적 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순히 일자리만 있다고 사람이 모이는 시대는 지났다. 삶의 전 과정이 균등하게 보장되어야 비로소 인구 이동이 시작된다.

■ [대안] 지속 가능한 정주를 위한 3대 전략

첫째, ‘청년 전용 공공임대주택’의 도심 내 집중 공급이다. 외곽의 유휴 부지가 아닌, 일자리와 문화 시설이 밀집한 지역 거점에 청년 주택을 건설하여 ‘직주락(職住樂)’이 결합된 환경을 균등하게 제공해야 한다.

둘째, ‘지역 특화 교육 발전 특구’와의 결합이다. 지방으로 이주한 청년들의 자녀가 수도권보다 더 나은 공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자율형 공립고나 글로벌 캠퍼스 유치를 패키지로 지원해야 한다. 교육의 균등이 보장될 때 인구의 역류가 일어난다.

셋째, ‘로컬 커리어 패스’ 설계 지원이다. 지방 기업 취업 시 수도권 기업과의 임금 격차를 정부가 직접 보전해 주는 ‘지역 상생 임금제’를 도입하고, 지역 내에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단계별 교육 과정을 법제화해야 한다.

■ 결언: 돈이 아닌 ‘삶의 권리’가 균등해야 한다

이병호 국장은 지방 시대를 여는 열쇠는 지원금의 액수가 아니라 ‘정주 여건의 질’에 있다고 단언한다. 4월, 각 지자체가 수립 중인 인구 정책 시행 계획에는 반드시 주거와 교육이라는 핵심 가치가 담겨야 한다. 대한민국 어디에 살더라도 주거 불안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 그 ‘당연한 권리’가 균등하게 보장될 때 비로소 진정한 균형 발전의 문이 열릴 것이다.

이병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