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 일본 5대 향료사 ‘소다 아로마틱’ 3900억에 전격 인수

[포인트뉴스 = 김도윤 기자] 삼양그룹이 일본 5대 향료 기업 중 하나인 ‘소다 아로마틱(Soda Aromatic)’을 전격 인수하며 글로벌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사업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 삼양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양사는 일본법인을 통해 도레이와 미쓰이물산이 보유한 소다 아로마틱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약 410억 엔(한화 약 3,900억 원) 규모로, 양사는 행정 절차와 업무 조정을 거쳐 올 6월 말에서 7월 초까지 인수 작업을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다.
■ 111년 업력의 일본 5대 향료사 품었다… 아시아 5개국 생산 기지 및 1,000여 고객사 확보
1915년 설립되어 111년의 독보적인 업력을 자랑하는 소다 아로마틱은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향료·향장 전문 기업이다. 식품의 맛과 풍미를 극대화하는 향료(Flavor)부터 향수·화장품에 필수적인 향장(Fragrance), 그리고 이들의 핵심 원료인 락톤(Lactone) 등 아로마케미컬 분야에서 차별화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유제품, 차(茶), 커피 향료 부문에서는 일본 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소다 아로마틱은 현재 일본, 중국, 대만,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국에 7개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가동 중이며, 전 세계 식품·화장품·생활용품 산업군의 1,000여 개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광범위한 글로벌 공급망과 탄탄한 메이저 고객 네트워크를 단숨에 확보하게 됐다.
■ 진입 장벽 높은 일본 시장서 이뤄낸 쾌거… '맛·식감·향'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기업 도약
이번 빅딜은 삼양그룹 역사상 첫 일본 기업 인수합병(M&A)이자, 식품 사업 부문에서 M&A를 통해 해외 거점을 확보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거시경제학적으로 의미가 깊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머저마켓(Mergermarket)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한국 기업의 글로벌 투자 1만 3,000여 건 중 일본 기업 대상 투자는 100건 이하(1%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일본 시장은 외국계 자본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다. 폐쇄적인 내수 중심의 일본 M&A 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인수는 극히 이례적이고 독보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삼양사는 기존의 설탕, 밀가루, 전분당 등 기초 소재 중심의 단조로운 식품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 향료 시장으로 외연을 대폭 확장한다. 이를 통해 단순 소재 공급을 넘어 맛, 식감, 향까지 정밀 설계하는 '종합 식품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할 방침이다. 나소 소다 아로마틱의 네트워크를 삼양사가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당류 저감(대체당), 식이섬유 등 기존 스페셜티 사업과 연계해 글로벌 시너지를 가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 버든트·루브리졸 이어 소다까지… 창립 100주년 맞이 '글로벌 스페셜티' 영토 확장 가속화
삼양그룹은 창립 100주년을 맞아 선포한 미래 성장 체계에 따라 글로벌 스페셜티 포트폴리오를 거침없이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미국·유럽에 생산기지를 두고 유니레버, 로레알 등을 고객사로 확보한 스페셜티 케미컬 기업 ‘버든트(Verdant)’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글로벌 특수 화학기업 루브리졸의 미국 엘멘도르프 R&D 사업장을 연이어 매입했다. 여기에 이번 소다 아로마틱 인수까지 성공시키며 북미, 유럽, 아시아를 잇는 글로벌 스페셜티 트라이앵글 거점을 완성했다. 삼양사 정지석 식품그룹장 직무대행은 “양사의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안하는 종합 식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강력한 성장 의지를 피력했다.
김도윤 기자의 시각: "삼양그룹의 소다 아로마틱 인수는 전통적인 내수 식품 기업이 고부가가치 기술 집약형 글로벌 헬스케어·바이오 소재 기업으로 완전한 패러다임 시프트를 이뤄냈음을 선언한 결정적 변곡점입니다. 단순한 설탕·밀가루 제조업은 원자재 가격 변동 리스크가 크고 성장성에 한계가 뚜렷합니다. 반면 향료와 아로마케미컬은 극소량으로도 제품의 부가가치를 결정짓는 고수익 스페셜티 영역입니다. 특히 규제가 까다롭고 진입이 어려운 일본 시장에서 111년 전통의 5대 향료사를 품었다는 것은 대단히 영리한 전술입니다. 앞서 인수한 버든트, 루브리졸 자산과의 화학적 융합이 본격화된다면, 삼양그룹은 아시아 시장을 넘어 북미와 유럽 선진 시장의 화장품, 식품, 생활용품 공급망을 장악하는 대체 불가능한 '글로벌 스페셜티 파트너'로 고속 성장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