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전선, 美 빅테크와 ‘4조 원대’ 버스덕트 계약… 역대 최대 규모

[포인트뉴스 = 김도윤 기자] 가온전선이 미국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대규모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의 독보적인 강자로 우뚝 섰다. 이는 국내 전선 및 전력기기 업계를 통틀어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 성과다.
■ 5년간 최대 4조 원 이상 누적 공급… 단발성 아닌 ‘장기 프레임’ 계약
가온전선(대표 정현)은 미국 자회사 LSCUS가 미국의 글로벌 빅테크 A사와 향후 5년간 대용량 전력 배전 시스템인 ‘버스덕트(Busduct)’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가온전선은 매년 미국 전역에 구축되는 AI 데이터센터 수십 곳에 버스덕트를 공급하게 된다. 올해 약 500억 원 규모의 첫 공급을 시작으로, 오는 2030년까지의 누적 공급 규모는 최대 4조 원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수주는 일회성 낙찰이 아닌 지속적인 납품을 보장하는 ‘장기 프레임 계약’이라는 점에서 향후 데이터센터 증설 추이에 따라 매출 규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 LS 그룹사 시너지 결실… 글로벌 영업망과 현지 대응력의 조화
이번 메가 딜은 LS 그룹 전선 계열사 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빚어낸 결실이다. LS전선의 글로벌 탑티어 영업 역량과 가온전선 미국 법인의 기민한 현지 맞춤형 대응력이 결합해 글로벌 경쟁사들을 제치고 수주를 따냈다.
변정일 LS전선 Busduct사업부장은 “지난해 또 다른 빅테크 B사와의 대규모 계약에 이어 이번 수주까지 확보하면서 미국 AI 데이터센터 시장 내 지배력을 한층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구미에서 멕시코까지… 한국·북미·베트남 잇는 글로벌 공급망 가동
급증하는 북미 시장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LS그룹은 글로벌 생산 기지를 총가동한다. 초기 계약 물량은 전력 인프라 생산 노하우가 축적된 LS전선 경북 구미 인동공장에서 우선 생산해 납기 신뢰도를 높인다. 이와 동시에 가온전선은 전주공장 내에 버스덕트 생산 설비를 신규 구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아울러 북미 시장의 핵심 전초기지가 될 LS전선 멕시코 생산법인(2026년 완공 예정)도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선다. LS전선은 지난 1월 멕시코 투자 규모를 총 2,300억 원으로 확대한 바 있다. 현지 생산 체계가 본궤도에 오르면 물류비 절감은 물론, 북미 빅테크 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안정적 공급망’과 ‘압도적 납기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게 된다.
김도윤 기자의 시각: "생성형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 기업뿐만이 아닙니다.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슈퍼컴퓨터를 돌리려면 상상을 초월하는 '전력'이 필요하고, 그 전력을 손실 없이 안전하게 공급하는 배전 파이프라인이 바로 '버스덕트'입니다. 가온전선이 거머쥔 4조 원짜리 계약서는 K-전산 인프라가 글로벌 빅테크의 표준 공급망으로 편입됐음을 뜻하는 기념비적인 사건입니다. 시장의 투명성을 수호하는 관점에서 볼 때, 단발성 수주 가뭄에 시달리던 과거의 전선업과 달리 5년 치 미래 먹거리를 선점했다는 점은 자본의 안정성과 고부가가치 기술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증명하는 강력한 지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