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값이 금값"… 항공유 폭등에 날개 꺾인 LCC, 고사 위기

[포인트뉴스 = 김현민 기자] 해외여행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저가항공사(LCC) 업계는 오히려 경영 고사 위기에 처했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해 항공유 가격이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소비자들은 가파르게 오른 항공권 가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업계는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 공포에 휩싸였다.
■ 유류할증료 역대 최고치 경신… ‘베케플레이션’ 현실화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항공권 가격의 핵심 변수인 유류할증료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5월 첫째 주 기준 항공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5.8% 급등했다. 이로 인해 휴가(Vacation)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베케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발 LA 왕복 항공권은 LCC를 이용하더라도 290만 원을 상회하는 등 서민들의 해외여행 문턱이 급격히 높아졌다. 가격 부담이 커지자 일본과 동남아 등 주요 중단거리 노선의 예매율은 전월 대비 15% 하락하며 여행 심리 위축이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 LCC 업계 자본 잠식 공포… “운항할수록 적자 쌓여”
화물 운송으로 수익을 보전할 수 있는 대형 항공사(FSC)와 달리, 여객 운송 비중이 절대적인 LCC 업계의 타격은 치명적이다. 전체 영업비용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유류비가 1년 사이 50% 이상 폭등하면서 노선을 운행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소형 항공사들은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으며, 인건비 절감을 위해 무급 휴직 카드를 다시 검토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업계는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감편하고 비수익성 사업을 정리하는 등 고강도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고유가라는 암초를 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정부 긴급 지원 절실… 독과점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우려
항공업계는 정부를 향해 유류세 감면 혜택 확대와 긴급 경영자금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데믹 이후 찾아온 반등 기회가 고유가에 막히면서 LCC의 연쇄 도산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만약 LCC 업계의 붕괴가 현실화될 경우, 항공 노선 축소와 공급 부족으로 인한 독과점이 발생하여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항공 인프라의 붕괴가 국가 경제 전반의 손실로 이어지기 전에 실질적인 정책적 지원이 시급한 시점이다.
김현민 기자의 시각: "하늘길이 열렸음에도 비행기를 띄울수록 손해를 보는 기현상은 우리 항공 산업의 취약한 비용 구조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LCC는 서민들의 이동권과 직결된 인프라임에도 불구하고 외부 유가 변동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베케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자 외면은 결국 항공사의 수익 악화와 서비스 질 저하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할 것입니다. 정부는 이를 단순한 개별 기업의 위기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고유가 시대를 버텨낼 수 있는 에너지 바우처 도입이나 유류세 지원 체계 다변화 등 근본적인 환경 정책적 대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침묵하는 진실은 이대로 방치할 경우 우리가 누려온 '저렴한 해외여행'의 시대 자체가 종말을 고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