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대·KAIST·KBSI 공동연구팀, 은(Ag) 나노촉매의 비밀 규명… 고체산화물 전지 성능·수명 획기적 향상 기대

[포인트뉴스 = 김현민 기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정우철·한정우 교수 연구팀이 KAIST 김상욱 교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정범균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차세대 고체산화물 전지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기전을 밝혀냈다. 동일한 은(Ag) 나노촉매라도 전력 생산과 수소 생산이라는 작동 방향에 따라 반응이 일어나는 위치와 메커니즘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정량 규명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IF: 30.5)에 게재된 것은 물론,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표지논문(Outside Back Cover)으로 선정되며 글로벌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작동 조건 따라 반응 위치 달라져… 은 나노촉매의 메커니즘 정밀 분석
고체산화물 전지는 산소 이온 이동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거나 물을 분해해 친환경 수소를 만들어내는 차세대 에너지 장치다. 그러나 그간 실제 전극 내부 구조의 복잡성으로 인해 나노촉매가 정확히 어느 위치에서 어떤 방식으로 반응을 돕는지에 대한 규명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밀 나노입자 배열 기술을 적용한 모델 전극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은, 코발트, 팔라듐, 백금 등 다양한 금속 중 은 나노촉매가 가장 뛰어난 산소반응 촉진 효과를 보임을 확인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산소환원반응(전기 생산) 시에는 은 나노입자와 전극이 맞닿는 계면(경계)이 주요 반응장소로 작용하며, 산소발생반응(수소 생산) 시에는 은 나노입자의 표면 자체가 반응을 이끈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혀냈다. 이는 작동 조건에 맞춰 촉매 표면과 계면을 각각 다르게 최적화해야 한다는 완전히 새로운 전지 설계 원리를 제시한 성과다.
■ 분산발전 및 수전해 상용화 가속… 가역형 고체산화물 전지 기반 마련
이번에 규명된 설계 원리가 현장에 적용되면 건물 및 공장용 분산발전 시스템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한편, 재생에너지 기반 수전해 장치의 전력 소비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나의 장치에서 전력 생산과 수소 생산을 병행하는 가역형 고체산화물 전지의 상용화를 끌어당겨 미래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의 핵심 기반이 될 전망이다.
연구를 이끈 정우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노촉매의 작동 원리와 반응 위치를 정량적으로 밝혀낸 데 큰 의의가 있다”며 “향후 다양한 에너지 변환 소재와 촉매 시스템으로 고도화된 설계 원리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인트뉴스 김현민 기자의 생각]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시대를 맞아 기후위기 극복과 그린워싱 배격은 미디어와 산업계 모두의 최우선 과제다. 이번 공동연구팀의 성과는 단순히 차세대 전지의 효율을 높였다는 기술적 진보를 넘어, 수소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던 전력 소모를 줄이고 자원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실질적 친환경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특히 최근 친환경 타이틀만 내세우는 무분별한 시장 상황 속에서, 상압 광전자분광 분석과 원자 수준 계산 등 객관적·과학적 데이터로 기술의 실효성을 철저히 검증해낸 점은 고무적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진정한 기술 혁신은 이처럼 가시적인 에너지 절감과 환경적 효용성을 바탕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이번 연구 플랫폼이 향후 수소경제 상용화와 기후변화 대응을 이끄는 견고한 나침반이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