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아비커스, 자율 운항 '글로벌 표준' 선점… 양산형 시스템 세계 최초 승인

[포인트뉴스 = 김도윤 기자] HD현대의 자율 운항 전문 계열사 아비커스가 노르웨이선급(DNV)으로부터 자율 운항 시스템 ‘하이나스 컨트롤(HiNAS Control)’에 대한 형식승인(Type Approval)을 획득하며 글로벌 시장 제패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인증을 넘어, 미개척지였던 자율 운항 분야의 국제 표준 규격을 민간 기업이 선도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조선·해양 산업의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 인지부터 제어까지 통합 솔루션… '양산형' 자율 운항 시대 개막
이번에 승인받은 '하이나스 컨트롤'은 선박의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식(인지)하고, 위험도를 계산(판단)하여, 충돌을 피하기 위해 키를 조종(제어)하는 전 과정을 통합한 솔루션이다. 기존의 자율 운항 기술이 특정 프로젝트나 단일 선박에 맞춤형으로 제작되었던 것과 달리, 이번 시스템은 다양한 선박에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양산형' 모델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국제 공인을 통해 별도의 추가 검증 절차 없이 즉시 설치가 가능해짐에 따라, 글로벌 선주들의 도입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야간이나 악천후 등 극한의 운항 환경에서도 비전 센싱 및 센서 융합 기술을 통해 장애물을 정확히 탐지할 수 있음을 입증하며 기술적 무결성을 확보했다.
■ 국제 표준 부재 속 '게임 체인저' 등극… IMO 가이드라인 기준점 제시
현재 국제해사기구(IMO)를 중심으로 자율 운항 선박 비강제 코드(MASS Code)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나, 구체적인 세부 기술 표준은 확립되지 않은 상태다. 아비커스는 노르웨이선급과 3년 이상 협력하며 자율 운항 시스템의 안전 요건을 공동 정의하고 검증 체계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도출된 평가 기준은 향후 국제 표준 수립 과정에서 핵심적인 참고 틀(Reference)로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대한민국 기술이 글로벌 자율 운항 시장의 '룰 세터(Rule Setter)'로 자리매김하여 향후 전개될 규제 변화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독점적 지위를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 누적 수주 500척 돌파… 실적 기반의 독보적 시장 지배력
하이나스 컨트롤은 기술적 성과를 넘어 이미 실질적인 시장 선택을 받고 있다. 2023년부터 HD현대 건조 선박의 표준 사양으로 채택된 이후, 현재까지 누적 수주 500척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자율 운항 기술이 미래의 비전이 아닌, 현재 조선업의 수익성을 담보하는 핵심 캐시카우(Cash Cow)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달 돌로넨 DNV 대표 역시 이번 승인을 상용화 단계로 나아가는 최초의 시스템이라며 그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아비커스는 이번 인증을 기점으로 그룹 내 시너지를 극대화하여 글로벌 자율 운항 시장의 점유율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김도윤 기자의 시각: "자율 주행 자동차가 도로 위 규제와 인프라 한계에 부딪히는 사이, 바다 위에서는 아비커스를 필두로 한 '자율 운항 2.0'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형식승인은 단순히 기술력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라, 전 세계 바닷길의 안전 규범을 대한민국 기업의 기술 수준에 맞추도록 강제하는 전략적 승리입니다. 자본시장의 관점에서 볼 때, 500척 이상의 실질적 수주 데이터는 하이테크 기업으로서 아비커스의 기업 가치를 재평가하게 만드는 강력한 지표입니다. 이제 관건은 확보된 표준 기술을 바탕으로 한 데이터 저널리즘적 분석을 통해 사고율 감소와 연비 절감이라는 경제적 실익을 선주들에게 얼마나 정밀하게 증명해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