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슈포커스] 탄소인증제의 명과 암... 국산 기업 특혜시비 잇따라

국내 최초 ‘탄소인증제 1등급’을 획득한 태양광 모듈이 탄생했다. 한화큐셀은 태양광 모듈 큐피크 듀오 시리즈 중 7종이 업계 최초로 태양광 모듈 탄소인증제 1등급을 획득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태양광 모듈 탄소인증제는 모듈 생산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단위 출력당 온실가스 총량을 계량화하고 검증하는 제도다. 배출량에 따라 모듈을 3개 등급으로 구분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과 정부 보급사업 등에서 차등화한 인센티브를 준다.
정부는 태양광 모듈 등 설비 제조과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되는 상황을 개선하고자 지난 7월 22일부터 태양광 모듈에 대한 탄소배출량 검증신청 접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탄소배출 저감으로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에너지 거듭난다는 긍정적인 목표를 안고 출발한 탄소인증제지만, 업계에서는 섣부른 정책 도입으로 태양광 모듈 제조기업들을 어렵게 만드는 불합리한 제도라는 입장이다.
국내 태양광 한 업계 관계자는 “외산 모듈의 공습에서 국산 기업 제품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막”이라며, “가격, 품질, 서비스 등 정당한 경쟁이 이뤄지는 것이 아닌, 좋든 싫든 자국 제품만 사용하라는 공산주의적 사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내 태양광 시장이 성장하면서 수많은 해외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했지만, 가격경쟁력을 중국산 제품에 점차 힘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중국 기업을 제외한 많은 해외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국내 기업도 상황이 비슷하다. 품질과 서비스로 경쟁력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가격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탄소인증제 시행이 이러한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는 제도 시행 전부터 인식돼왔다.
그러나 막상 제도가 시행됐음에도 국내 기업들의 현실 개선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탄소인증제 1등급 획득을 위해서는 셀은 물론 국산 웨이퍼를 사용해야 하는데, 공급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
일부 생산라인을 가동 중인 웅진에너지가 유일한 대안으로 보이며, 연간 생산능력은 0.4∼0.5GW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벌써부터 특정기업 몰아주기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국산 태양광 모듈 제조기업의 한 관계자는 “탄소인증제 1등급 획득을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원자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제도를 뒷받침할 충분한 능력이 구비된 상황에서 제도 도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