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진단] 경쟁력 잃는 국내 태양광 소재산업, 탄소인증제가 해답인가

국내 태양광발전은 점차 규모를 확대해나가고 있지만, 산업의 근간이 되는 소재산업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린 국내 기업들이 하나둘 해당 사업분야 철수를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태양광 소재산업의 위기는 점차 심화되고 있다. 저가공세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주요 원인이다.
장밋빛 전망이 펼쳐질 줄 알았던 소재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의 국내 시장 진출로 소재산업을 떠나고 있다.
태양광 소재산업에는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셀 등이 포함된다.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에 상당수 기업들이 이러한 소재들을 제조, 공급해왔지만 현재 국내에서 이러한 소재들을 제조하는 국내 기업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완성된 태양광 모듈을 공급 중인 국내 기업들을 살펴보면 한화큐셀, LG전자, 신성이엔지, 현대에너지솔루션 등이 있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로 범위를 넓혀보면 에스에너지, 에스디엔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LG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러한 소재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현실이다. 국의 저가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2012년부터 시장에서 손을 떼거나 도산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잉곳·웨이퍼를 생산하던 웅진에너지도 지난해 5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떠나는 소재 기업들, 독과점 불러일으키는 탄소인증제
탄소인증제가 시행되면서 중국 기업들의 저가공세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여겨졌지만, 이는 또 다른 폐단을 낳고 있다. 앞서 말했든 현재 국내에서 잉곳·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업은 웅진에너지뿐이기 때문이다.
탄소인증제 1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웅진에너지의 웨이퍼를 사용해야 하는데, 국내 기업들의 모듈 생산량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또한, 특정 업체와의 독점계약으로 다른 국산 기업들이 웅진에너지의 웨이퍼를 공급받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어려움은 중소규모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삼성SDI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태양광 소재사업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삼성SDI 관계자는 “중국 태양광소재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중국 우시공장에서 태양광소재 PV페이스트를 생산 중인 삼성SDI는 중국기업들과의 과다경쟁으로 태양광소재사업 수익성이 악화해 사업 철수를 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완전 철수를 발표했다. OCI는 국내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했다.
기업들은 모듈 완성품 공급에 있어 대부분의 소재를 수입해서 사용하는 상황이다. 탄소인증제 1등급을 받으려면 국산 소재를 사용하거나 수입 중인 기업의 생산라인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
국내에서 소재를 제조하는 기업들이 하나둘 손을 떼고 있는 상황에서 탄소인증제 시행이 오히려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모듈 제조기업의 한 관계자는 “탄소인증제 시행이 정말 국산 제품 보호를 위한 제도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국내 기업들도 탄소인증제 1등급 획득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수준인데, 국산 기업 보호가 아닌 특정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아닌가 의문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