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세계 최초 투자 관련 기후변화 보고서 의무화 추진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제품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에 탄소상쇄 부담금 납입 등 제제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기후변화로 피해를 겪고 있는 나라 중심으로 그 강도가 높아지기도 한다.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4월 뉴질랜드 정부가 상장사 및 은행, 보험사, 우용사 등 금융회사에 대해 기후변화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뉴질랜드 기업 200여개와 일부 외국기업은 2022년부터 기후변화 활동을 점검해 2023년 첫 공시를 해야 한다.
이와 같은 법안이 발의된 배경에는 뉴질랜드 정부가 2019년 통과시킨 탄소제로법(Zero Carbon Act)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다. 뉴질랜드 탄소제로법은 2050년까지 생물학적 메탄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목표하고 있으며, 독립기구인 기후변화위원회를 설립해 탄소 및 메탄가스의 배출을 관리감독하기로 돼 있다.
또한 생물학적 메탄에 대해서는 별도의 목표를 설정하여 2017년 배출량에서 2030년까지 10%, 2050년까지는 잠정적으로 24∼47%가량 감축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이후 뉴질랜드 정부는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30% 감축을 달성하고자, 2025년까지 공공부문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친환경 대중교통버스 도입 등 기후변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2020년 9월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보고서 제출 의무화 계획을 처음 제안했으며, 이 법안에 적용을 받는 기업은 약 200여개 기업으로 뉴질랜드에서 관리되고 있는 자산의 약 90%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밝힌 바 있다.
의무 공시 대상의 구체적인 기준을 살펴보면, 총자산 10억뉴질랜드달러(약 7,896억 원) 이상인 모든 은행, 신용조합 및 주택금융조합, 총자산 10억뉴질랜드달러 이상인 집합투자기구, 운용자금 10억뉴질랜드달러 이상이거나 연간 보험료 수입이 2억5,000만뉴질랜드달러 이상인 모든 보험사, 뉴질랜드 증권거래소(NZX)에 상장된 주식·채권 발행 기관 등이 해당된다.
특히 집합투자기구는 펀드별로 정보 공시를 해야하며, 만약 금융기관이 기후변화 리스크 공시 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이유를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
한편, 홍콩, 영국, 유럽연합(EU), 미국 등에서는 기후변화 및 ESG를 고려한 투자 활동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 시행은 물론 제도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비재무 정보 공시 의무화 관련된 국제적 동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은 2020년 12월, 증권선물위원회(SFC)은 2025년까지 홍콩 내 모든 금융기관과 상장사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에서 정한 표준에 따라 정보 공개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영국 또한 같은 해 12월, 금융행위감독청(FCA)이 런던증권거래소 프리미엄 부문 상장사에 대해 TCFD 프레임워크를 사용해 기후변화에 대한 기업의 대응책을 재무보고서 등에 공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EU의 경우 지난 3월부터 지속가능금융 공시제도(SFDR)가 발효되며, 역내 활동하는 금융기관은 개별 금융상품의 ESG 투자 방침을 공시하고, ESG 리스크로 인한 재무적 손실, 환경·사회적 목표에 기여하는 투자규모, 환경·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미국은 지난 2월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2010년 제정된 기후변화 관련 공시 규정의 개정을 폭넓게 재검토할 것을 밝히고 이어서 3월 기후 및 ESG 태스크포스를 발족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