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올해 재생에너지 시장 전망 ‘흐림’... “판매가격 하락 문제 가장 커”

이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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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46% ‘올해 사업목표 달성 어려울 것’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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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112개사를 대상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의 운영현황과 애로실태’를 조사한 결과 올해 사업실적이 연초 목표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이 46.4%에 달했다. (사진=픽사베이)

올해 재생에너지 시장에 낀 먹구름 영향으로 태양광을 비롯한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산업에 역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가 절실하지만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판매가격 하락 등으로 올해 사업성과가 당초 목표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112개사를 대상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의 운영현황과 애로실태’를 조사한 결과 올해 사업실적이 연초 목표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이 46.4%에 달했다.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은 5.4%에 그쳤다.

목표 미달을 예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재생에너지 판매가격 하락’ 55.3%, ‘사업 인허가 및 부지확보 지연’ 17.0%, ‘설비 노후화’ 14.9% 등을 꼽았다. 이 외에 ‘기상조건 영향’ 8.5%, ‘계통연계 지연’ 4.3% 순으로 응답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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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올해 사업 전망 (자료=대한상의)

‘재생에너지 3020’ 목표 달성 어렵거나 불가능 ‘64%’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늘리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에 대해서는 10곳 중 6곳의 발전사업자들이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달성 가능하다는 응답은 35.7%에 그쳤다. ‘달성이 쉽지 않을 것’ 58.0%,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 6.3%, ‘달성 가능’ 34.8%, ‘쉽게 달성 가능’ 0.9%로 나타났다.

달성이 어렵다고 답변한 이유로 ‘사회적 합의 어려움’ 45.2%, ‘도전적인 목표수준’ 35.6% 등을 꼽았다. ‘기술개발이 쉽지 않을 것’ 19.2%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발전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외국과 달리 국내는 사업부지 확보가 까다로워 재생에너지 확대가 녹록치 않은 구조”라며, “최근 재생에너지 사업의 수익성도 악화되면서 발전사업자들이 ‘재생에너지 3020’이 계획대로 실천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드패리티 달성... ‘3년내 가능’ 응답 ‘12%’

앞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노력한 주요국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이 많이 하락해 기존 석탄화력보다 싸졌지만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은 여전히 높다.

2020년 상반기 기준 국내 태양광 발전비용(달러/MWh)은 106으로 미국 44, 중국 38, 독일 58 등과 비교해 2~3배 이상 높다. 육상풍력 발전비용도 105로 미국 37, 중국 50, 독일 50보다 비싸다.

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이 석탄화력 발전비용과 같거나 낮아지는 ‘그리드패리티(Grid Parity)’ 달성 예상시기에 대해서는 ‘3년 이내’라는 응답은 11.6%에 그친 반면, ‘3년 초과’가 88.4%에 달해 단기간 내에는 어렵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에너지 조사업체 BNEF에 따르면 한국은 ‘그리드 패리티’를 2027년에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비용(달러/MWh)이 계속 하락해 2027년에 이르러 태양광 61, 풍력 62이 석탄화력 63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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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경제성 확보 예상시기 (자료=대한상의)

기존 애로사항 개선 없어... 수익성 악화 ‘39%’, 주민갈등 및 보상 ‘21%’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당면한 최대 애로사항에 대해 ‘수익성 악화’ 39.3%, ‘주민갈등 및 보상’ 21.4%, ‘인허가 지연’ 16.1% 등을 차례로 꼽았다. 이 외에 ‘재생에너지 변동성 보완’ 10.7%, ‘계통연계 지연’ 8.0%, ‘왜곡된 사회인식’ 4.5% 등의 순으로 응답됐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수익을 좌우하는 REC(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격은 해마다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4년 전인 2017년 8월 12만원에 거래되던 REC 현물시장 평균가격은 올해 8월 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만큼 발전사업자들의 투자비용 회수가 불확실해진 것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에 대한 주민들의 거부감과 협상타결의 어려움, 그리고 지자체마다 기준이 다른 이격거리 규제 조례(태양광 발전시설이 도로 및 주거지로부터 최소 이격거리를 확보해야 개발허가 가능) 등도 애로요인으로 지적됐다.

이밖에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의 건강침해, 환경오염 등 사실과 맞지 않는 왜곡된 정보가 주민갈등과 지자체 인허가 지연 등의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책과제... 수익성 확보 ‘43%’, 사업부지 확보 지원 ‘19%’

재생에너지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과제로 ‘수익성 확보’ 42.9%, ‘이격거리 규제 개선 등 사업부지 확보 지원’ 18.8%, ‘설비투자에 대한 금융·세제지원’ 14.3%, ‘내수기반 확대’ 11.6% 등을 주문했다. 이 외에 ‘송·배전망 등 인프라 개선’ 8.9%, ‘기술개발 지원’ 2.7%, 기타 0.8%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수익성 확보방안으로 REC 보조금 확대 등 인센티브 강화를 요청했고, 원활한 사업부지 확보를 위해 지자체 이격거리 규제 개선 등 중앙정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더 강화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도 내수기반 확대 방안으로 올해 도입된 RE100 이행 수단의 빠른 정착 및 활성화를 요청했다.

대한상의 전인식 산업정책팀장은 “재생에너지 확대는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온실가스 감축뿐만 아니라 우리의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도 낮출 수 있는 방안”이라며, “안정적으로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정부가 경제성 확보 지원과 이해갈등 조정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사업 수익성 저하로 인한 시장 참여자들의 어려움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개선되지 않는 인허가, 주민수용성, 부지 문제를 넘어 수익성까지 나오지 않는다면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이 전체적으로 사장될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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