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몰고 올 금융 불안... 중앙은행 역할 점검해야

기후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된 UN 산하의 정부간 협의체 IPCC는 지난 2014년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2℃를 초과할 경우 인류에 중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지구온난화가 이미 심각한 상황이며 향후 지구의 평균온도 추가 상승으로 기상이변 발생 증가, 생태계 불안, 인간 활동 제약 등이 더욱 커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IPCC가 2018년 발표한 후속 연구 결과에서는 지구 온난화 수준을 2℃가 아닌 1.5℃ 이내로 제한해야 하며 이를 위해 2050년경 인위적 탄소의 순배출량이 ‘0’에 도달해야 한다는 경로를 제시하기도 했다.
2021년 발표에 따르면, IPCC는 2011~2020년 중 지구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09℃ 상승한 상태로 온난화 티핑포인트인 1.5℃까지 0.4℃ 가량 남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온난화 1.5℃ 도달 예측 시점은 2021~2040년 중으로 이는 2018년에 예측한 2030~2052년보다 10년가량 앞당겨진 것으로 보고됐다.
기후변화 심각성의 해결 및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은 큰 비용과 노력이 수반되지만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풀어야 할 당면 과제이자 미래성장동력을 확충할 수 있는 기회다.
기후변화에 따른 대내외 경제환경 및 금융시스템 변화에 직면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할지,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에서 한국은행은 지난 4월 ‘기후변화 대응 TF’를 구성하고 10월, ‘한국은행의 기후변화 대응방향’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020년 6월 ‘BOK 2030’를 발표하며 한국은행의 책무(국가경제의 안정과 발전)를 확인하고 기후변화 대응 등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응한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이행리스크는 중앙은행의 책무인 물가안정 및 금융안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기후변화의 ‘대응주체 및 시계의 모호성(Tragedy Of The Horizon)’ 특성으로 중앙은행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전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기후변화의 영향은 장기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나 관련 예방비용은 단기에 발생함에 따라 시계가 짧은 정치 사이클 등에 의존해서는 적기에 조치가 취해지기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NGFS, BIS 등의 금융 관련 국제협의체 및 국제기구들은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 과정에서 금융부문의 역할에 주목하며 중앙은행 및 감독기구의 기후변화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위기 등을 겪으면서 중앙은행의 역할은 인플레이션 파이터(Inflation Fighter)에서 크라이시스 파이터(Crisis Fighter)로 확대되는 추세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금융시스템의 보호 및 정부 경제정책 지원이라는 목표 아래 기후리스크 평가,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정책수단 및 책무에 기후변화 요소를 반영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
유럽의 주요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기후변화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한국은행도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향후 30년내 발생할 기후변화 이행리스크를 분석·발표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비용이나 물가 상승 등 금융안정을 위한 중앙은행 차원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기후변화의 경제적 영향 파악과 전력 마련이 필요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