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차세대 2차전지 ‘아연공기전지’ 개발... 태양광으로 성능 ↑

최근 리튬이온배터리를 활용한 다양한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화재사고로 인해 안전한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화재의 주요원인은 가연성의 유기전해질로써 화재로부터 완전히 안전한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불연성의 수계전해질 선택은 불가피하다. 최근 수계전해질을 사용한 배터리 중 아연이온배터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대기 중 산소와 아연의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아연공기전지는 향후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신해 폭발적인 전기차 수요를 감당할 차세대 후보군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론상 높은 에너지 밀도, 낮은 폭발 위험성,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성, 자연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아연과 공기를 사용하는 저렴한 소재 비용 등 차세대 이차전지에 요구되는 특성들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이중기 박사 연구팀이 이차전지 분야의 새로운 연구개발 영역으로 부상 중인 태양에너지를 활용해 아연공기전지의 전기화학적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지는 에너지준위가 서로 엇갈리는 반도체 구조의 광활성 복합촉매를 활용하여 전력이 발생하는 산소 환원과 생성 반응의 속도를 크게 향상 시킨 것이다. 광활성 복합촉매는 빛에너지를 흡수해 화학 반응을 촉진 시키는 화합물로 기존 아연공기전지 촉매보다 빛 흡수율을 높인 것이다.

금속과 공기를 전지의 음극과 양극으로 사용하는 아연공기전지에서 양극 활물질인 산소의 전기 에너지 변환을 위해서는 촉매반응의 일종인 산소 생성반응과 산소 환원반응이 교대로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탄소물질로 구성된 양극 집전체의 촉매 활성도가 아연공기전지의 에너지밀도와 전체 전지 효율을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에 따라 KIST 연구진은 아연공기전지의 느린 촉매반응 개선책으로 태양전지와 반도체의 기본 구성단위인 p-n 접합에 주목했다. 전자의 이동이 발생하는 반도체 계면 특성을 이용해 산소 생성-환원 과정을 가속화 시키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n형 반도체(흑연질의 질화탄소, g-C3N4)와 p형 반도체(구리가 도핑된 ZIF-67(Zeolitic Imidazolate Framework-67), CuZIF-67)의 이종접합 밴드갭 구조를 가진 양극소재를 합성했다.
또한 에너지 준위가 엇갈리는 p-n 반도체 접합구조 광활성 복합촉매의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빛이 없는 실제 환경과 같은 조건에서 진행한 프로토타입 배터리 실험에서 기존 아연공기전지의 최고성능과 유사한 731.9mAhgZn-1의 에너지 밀도를 보였다. 태양광이 있을 때는 약 7%가량 증가된 781.7mAhgZn-1의 에너지 밀도와 우수한 사이클 성능(334시간, 1,000사이클)으로 기존에 알려진 촉매들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KIST 이중기 박사는 “태양에너지의 활용은 이차전지의 전기화학적 성능향상은 물론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번 광활성 복합촉매 제조기술이 리튬이온배터리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금속공기전지의 난제 해결뿐만 아니라 반도체 물리와 전기화학의 새로운 융합 기술 발전을 자극하는 촉매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IST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브레인풀 사업 등을 통해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국제 저널인 ‘Applied Catalysis B-Environmental’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편, 실용화 이후 활용 방안에 대해 연구진은 “높은 에너지 밀도 및 우수한 충방전 효율을 구현하는 아연공기전지는 기존의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고안정성/고성능의 전력공급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개발된 에너지준위가 서로 엇갈린 구조인 ‘staggered p-n 접합구조’를 지닌 양전극용 광활성 복합 촉매는 높은 에너지밀도 및 우수한 충·방전효율을 구현하는 친환경적인 에너지저장장치 출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실용화를 위한 과제와 관련해서는 “유기촉매를 사용하기 때문에 촉매 대량생산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며, “활용제품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