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작은 선택과 작은 아쉬움

공정거래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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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이 우리 삶의 모든 것이 되지 않으려면 책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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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뉴스DB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진학이나 취업, 연애, 결혼 같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큰 선택부터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지와 같은 작은 선택까지 선택이 아닌 것이 없다. 사람은 미래를 알 수 없기에 큰 선택을 앞두고선 두려움에 떨었고 작은 선택 후에는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작은 아쉬움이 많았다.

특히 요즘과 같이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먼저 삶을 살아간 윗세대의 조언을 구해도 의미 없어지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세상을 헤쳐나갈 때 도움을 줄 디딤돌을 구하던 요즘 한눈에 눈에 띈 책이 있어 소개하고 싶다. 일본의 조직 경영 컨설턴트인 야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이다.

반박의 반박

'철학'과 '무기'라니? 같이 있기 어색하기 그지없는 단어이다. 철학이라 하면 형이상학의 대표주자이고 무기라면 현실적이기 그지 없는 물건이다. 왜 이 둘을 붙여 제목을 지은 걸까. 그것은 철학과 출신인 저자가 경영과 관련된 자격이 전혀 없음에도 철학을 무기로 컨설팅 업계를 종횡무진 누비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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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뉴스DB

반박의 반박을 통한 활발한 토의가 부족할 때는 존 스튜어트 밀의 악마의 대변자를 투입하고, 새로운 세일즈 포인트를 잡을 땐 니체의 르상티망을 이용해 소비자의 욕망을 공략하고, 성과없이 노력만 하고 있는 조직엔 멜빈 리너의 공정한 세상 가설을 통해 따끔한 일침을 준다. 그 결과 저자는 현재 세계 1위 경영·인사 컨설팅 기업 콘페리헤이그룹의 임원이 되었고 히토쓰바시 대학교 경영관리연구과 겸임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자의 지위와 철학이라는 주제를 놓고 보면 이 책이 굉장히 어렵고 지루할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철학을 전공하긴 했지만 학부 수준 까지만 공부하였고 그 후 사회를 헤쳐나가며 직접 적용해본 철학자들의 생각 중 유용하다고 생각한 50가지만 엄선하여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현학적이가나 고루하지 않다. 서문에서 밝힌 바 철학을 처음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좌절시키는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하는 시간 순서대로의 나열을 배격하고 '사람', '조직', '사회'. '사고'라는 네가지의 큰 주제에 맞춰 역사적 순서와는 상관 없이 배열하였다. 특히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으로 저자가 생각할 때 현실에 적용하기에 가장 '쓸만한' 즉, 실용적인 사상만 소개하였다.

지나치게 핵심적인 철학 사상

그렇기에 서양철학 중 대륙 합리론과 영국 경험론을 통합적으로 정리하여 서양철학 계보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칸트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서양철학이라는 학문에서는 굉장히 중요하지만 '실용'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조직과 인재에 관한 컨설팅과 실생활에서의 문제 해결을 위한 유용성'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 책은 철학의 영역 뿐만 아니라 경제학, 문화인류학, 심리학, 언어학에 관한 내용도 다루고 있다. 

어떤 철학의 한 분야를 발전시켜 큰 영향을 준 인물이 철학 전공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의 온갖 현상에 관해 자유자재로 통찰을 담아내는 학문이 바로 철학'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핵심적인 철학 사상에만 치중하면 이익보다 폐해가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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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뉴스DB

이 책에 가장 큰 가치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시했다는 것에 있다. 책에서 안내하는 50가지 사상 역시 훌륭하지만 이외에 내 자신이 필요하거나 궁금하여 알아보고 싶은 철학자의 사상을 만났을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정표를 알려준다. 저자에 따르면 철학자의 생각을 이해하는데에는 두 가지 축이 있는데 하나는 철학자가 던지는 두 종류의 물음인 'What' 물음과 'How'물음, 다른 하나는 철학자의 물음에 대한 프로세스와 아웃풋이다. 'What' 물음과 'How'물음은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와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물음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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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표지 ⓒ다산초당

물음

아웃풋은 철학자가 자신의 물음에 최종적으로 도출해낸 답을 말하고 프로세스는 그 답이 나올때까지의 사고 과정과 문제 설정 방법을 말한다. 즉 '세상은 네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라고 생각했던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의 'What'물음에 대한 아웃풋은 현대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전혀 가치가 없다. 그러나 그 철학자들이 비록 틀린 결론이지만 그 결론을 내리기까지의 사고과정과 문제 설정 방법은 여전히 가치가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거론되며 연구하는 철학자들은 평범한 사람은 짐작할수 없을 정도로 큰 거인일 것이다. 그들이 일생을 바쳐 치열하게 사고하여 낸 결론들의 일부는 현대에도 적용되고 일부는 아니겠지만 그 프로세스를 참고한다면 앞을 전혀 내다볼수 없어 두렵고 깜깜한 인생에 발 밑 조금이라도 비춰주는 작은 촛불이 되어줄거라 생각한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이정표를 구하는 이들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공정거래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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