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반려동물이 보편화되는 사회를 기대하며

공정거래뉴스 기자
입력
수정
책 '하지홍 교수의 개 이야기' 표지 ⓒ살림
26bd7f02c64d3e319b35d33fc02ad383
ⓒ공정거래뉴스

식구가 된 지 한 놈은 8년이 넘었고, 또 한 놈은 7년이 다 된 녀석들의 역사가 궁금해져서 펼친 책인데 꽤 재미있었다. ‘애완견’과 ‘반려견’이 상당히 다른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이 책을 읽고 얻은 수확 중 하나이다. 그리고 우리 집의 두 마리 개는 ‘애완견’이 아닌 ‘반려견’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또 개고기를 먹는다고 서구인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우리나라, 그런데 개를 식육하는 문화도 개가 목양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목축사회보다 그렇지 않은 농경사회에서 발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되니 이해가 되었다.

고고학적 증거로 볼 때 개가 가축화된 시기는 무려 14,000년 전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이는 소나 염소의 가축화에 비해서도 4,000년 정도 앞선다. 즉, 개는 인간에 의해 사육된 모든 동물 중 가장 먼저 가축화된 동물인 것이다. 이토록 인간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개에 대해, 혹시 집에서 개를 키우고 있는 사람이라면, 또 앞으로 키울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고 키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강아지의 역사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그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니만큼, 장신구 비슷하게 남에게 과시하려고 개를 키우는, 키우려는 게 아니라면 그들의 역사에 관심을 가져보면 좋겠다.

개는 인간의 삶에 다양하게 기여해 왔다. 유목민들에게는 유능한 양몰이꾼으로 또는 늑대나 곰 같은 대형 육식 포유동물들의 위협으로부터 양과 사람을 지켜주는 보호자 역할을 했다. 도시 문명이 발달하자 도둑을 지키는 번견으로 그 유용성이 널리 입증되었다. 사료에 따르면, 로마 시대에는 개를 집 지키는 개, 목양견, 조렵견, 군견, 후각 사냥개, 시각 사냥개 등 여섯 가지 종류로 나누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였다고 한다.

e3e8744382c9d3c4aaf34285a359a138
ⓒ공정거래뉴스

2000년 전이나 최근까지도 이 여섯 가지 용도는 꽤 오래 유지가 되어 왔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고,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개의 용도에도 변화가 왔다. 현대는 특히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개만의 감각 능력을 활용하여 맹인안내나 마약탐지, 인명구조에 개가 활용된다. 그런가 하면 치료 도우미 역할도 할 수 있다. 자폐증 치료나 정신병 회복의 보조 수단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 삽살개 보존회에서 체계적이며 지속적으로 치료 도우미견 활동을 해 오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인간에게 다양한 측면에서 효용가치를 증명해 온 개를 지금은 누구나 손쉽게 ‘애완견’으로 키우는 세상이다. 과거에는 황실이나 귀족들에게만 허용되었던 일종의 사치였던 것이 대중화된 것이다. 그리고 애완견을 선택할 때 품종이나 혈통을 중요시하는데, 이런 전통이 생긴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약 130년 전 영국에서 ‘도그쇼’라는 것이 시작되면서 개의 혈통을 따지기 시작했다. 보이기 위한 개 즉 모양이 좋은 개가 중시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개의 모양을 규정하는 견종 표준이 생기게 되고 그 기준에 따라 순종과 잡종이 구별되고 잡종은 형편없는 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더불어 순종으로 분류된 개들은 심각한 유전병을 짊어져야 하는 운명을 얻게 되었다. 사람 눈에 보기 좋음을 위해 생긴 비극이다. 그야말로 'Toy dogs'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슬픈 개의 역사다.

우리나라도 집에서 개를 많이 기르는 사회가 되었다. 'Toy dog', 개가 장난감이라니!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는 장난감이 맞는 모양이다. 쉽게 키우려고 덤빈다. 그런데 생명체를 키우는 게 장난일 수 없다. 그러니 자기들 보기 좋으라고 미용에 돈을 쓰고, 비싼 옷을 입히다가 병들거나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면 장난감 버리듯 유기한다. 그들에게 개는 정말로 ‘바비 인형’ 즉 'Toy dog'인 것이다.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고 계몽이 시작되었다.

반려란?

어느 시점이 되면 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식구를 들인다는 개념임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깨닫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키울 수 없다면 함부로 식구를 집에 들이지 않게 될 것이다. 장난감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 개를 키우게 되었을 때, 털이 많이 날린다고들 해서 걱정을 했다. 거기다 이제 9살 막 넘은 요크셔테리어는 데려왔을 때부터 장이 좋지 않았고, 제대로 먹지 않았다. 1년 만에 뒷다리에 탈골 현상도 왔다. 건강을 챙겨주자고 결심을 하고 좋은 사료와 영양제, 간식을 먹이며 지나치게 자주 목욕을 시키지 않고 키웠더니 시간이 지나자 털도 거의 빠지지 않게 되었고, 다리도 자생력이 생겨 멀쩡해졌음은 물론, 엄청난 먹보가 되었다.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개를 집에 데려왔다. 이제 7년이 다 되어가는 말티즈다.

0d658bfc3b93e10fb9c97d6a5f2d6a45
책 '하지홍 교수의 개 이야기' 표지 ⓒ살림

이빨은 치석으로 가득했고 많이 상해 있었다. 털은 뻣뻣했으며, 발은 온통 피부병으로 덮여있었고, 비염이 있어 늘 재채기를 하고 잘 때면 코를 심하게 골았다. 그런데 좋은 것을 먹이고 편안하게 해 주었더니 한 2년 쯤 지나자 털은 더없이 부드러워졌고 잘 빠지지 않으며, 상한 이빨은 어쩔 수 없었지만 더 이상 문제가 생기지 않게 되었고, 지금은 발도 코도 다 정상이다. 거기다 애교덩어리가 되었다. 이렇게 두 마리 개는 우리 집과 인연이 닿아 식구가 되었고, 눈만 봐도 대화가 통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이것이 ‘반려견’이다.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키우는 자의 책임감을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이며, 말이 통하지 않는 다른 종과 교감을 시도한다는 측면에서 소통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또 사람과 다른 소화기능에 맞도록 섭식을 조절해 주어야하므로 관찰력과 응용력도 필요하다. 건강을 지키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주어야 하므로 부지런해져야 한다.

그런가 하면, 이런 측면을 성실하게 수행을 한다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결코 돈이 많이 드는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또 가끔씩 이런 유의 책을 통해 키우는 동물에 대한 상식을 넓혀간다면, 훨씬 더 잘 돌볼 수 있게 되니 더욱 건강하게 함께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품종이나 혈통에 집착하다가 생긴 유전질병이 다행히도 유전공학의 발달로 앞으로는 해결할 길도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러니 개를 반려동물로 키울 뿐 아니라 그들의 육종에도 관심이 있다면, 우리나라 견종의 혈통을 더욱 건강하게 지키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공정거래뉴스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