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의미와 기술

스마트폰과 같은 첨단 기기들은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삶의 일부가 되었다. 스마트폰이 출시된지 불과 10년 정도 되었을 뿐인데 스마트폰 없는 삶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이다. 문자메세지와 전화로 약속을 잡았던 사람들은 이제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SNS와 영상통화 등으로 마치 옆에 있는 것 처럼 가족과 대화할 수 있다.
직장에서도 스마트폰은 없으면 안되는 중요한 도구이다. 과거엔 자기 자리에 앉아 컴퓨터로만 이메일 확인이 가능했지만 스마트폰만 있으면 내가 어디에 있든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 어플을 통해 실시간으로 직장동료와 업무자료를 공유하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회의를 잡고 일정을 조정할수 있다. 회의하는 와중에도 관련된 정보가 필요하면 바로 검색해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은 억제기일까?
혼자 쉬는 순간에도 스마트폰은 좋은 도구다. 심심하면 유튜브에 들어가 재미있는 영상을 볼 수 도 있고 무거운 책 대신 전자책으로 간단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해외의 넷플릭스나 국내의 옥수수 같은 서비스를 통해 드라마나 영화를 쭉 연달아 시청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위시한 정보화시대에 접어들어 인류는 과거에 비할 바 없이 데이터가 풍족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과거엔 접할 수 없었던 엄청난 양의 데이터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과거엔 논문 하나 찾으려 해도 도서관에 가서 일일히 논문집을 뒤졌지만 이젠 구글에 제목만 검색해도 바로 손에 넣을 수 있다. SNS를 통해 처음 보는 사람과 쉽게 연결될수 있고 손쉽게 일상을 공유한다.

유비쿼터스적인 업무능력을 요구하는 회사에 발맞추어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함과 동시에 상사나 거래처의 요구사항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업무는 효율적으로 변해 생산량이 증가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간관계도 늘어나면서 만족도도 증가한다. 우리는 더욱 창의적이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최첨단 시대가 그리는 밝은 미래다. 그렇지만 정말 과연 그럴까?
책은 저자들이 직접 경험했던 사건으로 시작한다. 미국의 해안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던 알렉스는 회사동료들이 대형 거래를 앞두고 격렬하게 의견을 주고 받는 사이 문자를 확인하기 위해 잠깐 시선을 돌렸다 앞서 달리던 자전거 동호회 무리를 칠 뻔 했다. 단 2초만 알아차리는게 늦었어도 수 명의 사람들을 덮쳤을 것이다.
그는 자전거 운전자들의 옆이 바로 해안가 가드레일이었기 때문에 사고가 났더라면 대부분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다른 저자인 비벡은 가족 여행동안 확인하지 못했던 이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가슴통증을 무시하고 집으로 가려 했다. 그러나 아내의 강력한 반대로 병원을 먼저 갔는데 응급실에 들어가자 정신을 잃었고 수술 후 깨어났다.

비벡은 그를 담당했던 의사가 한 두시간만 늦었더라도 목숨을 잃었을 거라고 했던 것을 회상했다. 이 두 사례는 첨단 기술에 눈이 팔려 발생한 사건이다. 두 사례가 너무 극단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자들은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첨단 기술이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파해친다.
저자들은 테크놀로지 회사(구글, 애플, 아마존 같은 회사를 말하며 이하 테크놀러지는 각 종 스마트폰 어플이나 PC프로그램을 뜻한다.)들이 우리의 선택권을 앗아간다고 경고한다. 구글의 검색결과 페이지의 배열 그 자체와 애플이 아이폰 등에 설치한 개개인의 맞춤 광고를 제공하는 광고추적 기능, 내 관심사에 맞춰 편집된 뉴스피드 등 개인이 자신의 의사로 자유롭게 선택한 듯 보이는 이 상황 자체를 각 테크놀로지 회사에서 가공하여 제공한다고 경고하는 것이다.
바닥 없는 우물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영상플랫폼에 있는 자동재생 기능 역시 테크놀로지 사가 이용자들 붙잡아두기 위해 일부러 넣은 기능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데이터 분석가로 이루어진 팀이 몇개나 있는데 그들이 이용자가 언제, 몇시에 시청하고 어떤 기기를 이용하는지, 어디서 멈춤 버튼을 누르는지, 누른다면 얼마나 오래 멈추는지, 어떤 방식으로 스크롤을 내리는 지 등을 분석한 결과 이용자에게 물어보지 않고 다음 영상을 재생하는게 더 많은 콘텐츠 소비를 부른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기타 뉴스 매체 등 스크롤을 끝없이 내리게끔 만든 것 역시 이용자를 붙잡아 두기 위해 만들어 놓은 기능이다. 저자들은 이를 '바닥 없는 우물'이라고 명명했다.
저자들은 이 밖에도 사람들이 어떻게 SNS에 중독이 되어 가는지, 데이트 어플이 생겨난 후 젊은 사람들의 사랑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변했는지, 어째서 테크놀러지와 일이 결합하면서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리는지,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두뇌를 실제로 어떻게 바꾸는지 등을 밝혀낸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테크놀로지가 인생을 망치니 당장 모든 것을 멈추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테크놀로지가 발전하면서 삶에 녹아들었기 때문에 알콜중독자가 술을 피하듯이 테크놀러지를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게 됐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테크놀로지가 인간에게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명확히 하고 어떻게 해야 최소화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길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집필했다고 전한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연결을 끊어버리는 것은 애초에 선택 가능한 옵션이 아니다. 테크놀로지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이 택할 수 있는 대응이 아닌 것이다. 어떻게 선택적으로 연결을 끊어버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학교나 직장에서 무의식적으로 카톡 알람이나 기타 어플 알람을 확인해 본 적이 있는가? 분명 방금 확인했는데도 몇분 후 무심코 다시 스마트폰의 화면을 켜서 확인해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테크놀로지 회사가 당신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게 만들기 위해 어떻게 유도하는지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테크놀로지로부터 당신의 주도권을 어떻게 찾아올지도 알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