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선호하는 뇌의 특성이란?

척색동물인 멍게는 정착할 장소를 찾고 나면 자신의 뇌를 흡입해 영양분을 보충한다. 멍게의 뇌는 붙어있을 곳을 찾으면 그 임무를 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다르다. 아무리 게으른 사람이라도 더 이상 생각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자신의 뇌를 흡수하지는 않는다.
책 <창조하는 뇌>에서는 끊임없이 혁신을 필요로 하는 인간의 특징을 뇌의 특성과 관련짓는다. 인간의 뇌는 늘 새로운 자극을 요구한다. 뇌는 예측 가능한 것보다는 예측하기 힘든 것, 주기적인 것보다는 불규칙한 것에 더욱 크게 반응한다. 저자에 따르면, 혁신은 ‘옳은’ 것의 문제가 아니라 ‘다음은 무엇인가’의 문제다. 즉, 사람들이 혁신을 좋아하는 이유는 혁신 그 자체를 좋아하는 뇌의 작동원리 때문이다.
반복 억제
저자는 변화를 선호하는 뇌의 특성을 ‘반복 억제’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새로운 것을 볼 때 극대화되었던 뇌의 신경 활동이 동일 정보를 다시 접할 때마다 둔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뇌가 익숙함을 무조건 꺼리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빠르고 효과적으로 행동하기 위해 경험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반복을 통해 예측가능성을 확인하는 일은 뇌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데 유용하다.

결국 효율성과 창의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예측가능해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기상천외하기만 해서도 안 된다. 저자는 둘 사이의 절충을 잘 보여주는 예시로 ‘스큐어모프’를 이야기한다. 스큐어모프는 기능과 무관하게 이전에 나온 디자인을 모방한 것들이다. 스마트폰과 온라인 환경은 그런 스큐어모프의 집합소다. 전화 버튼은 구식 전화기 모양의 아이콘이며,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른 물건은 ‘장바구니’나 ‘쇼핑 카트’에 담긴다.
뇌과학자와 예술가가 함께 쓴 이 책은 이처럼 혁신의 근원이 뇌의 특성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밝히며, 예술과 기술 분야의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창의적인 결과물의 공통적인 전략을 소개한다. 나아가 창의성이 잘 발현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행착오와 실패에 너그러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연초 새로운 아이디어와 동기부여를 찾는 독자에게 안성맞춤인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