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호모 코오퍼러티쿠스란?

공정거래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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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착한 경영 따뜻한 돈‘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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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귀에 자주 들리는 ‘지속 가능 경제’, ‘지속 가능 사회’라는 말이 그저 듣기 좋으라고 떠드는 구호에 불과해서는 안 된다. 기업, 사회단체, 국가, 국제기구 등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이 정신을 차리고 이에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나 경영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이런 유의 책에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돈의 흐름을 관찰할 힘

특히, 이 책의 저자는 적절한 비유와 좋은 사례를 들어가며 어려울 수 있는 개념을 잘 설명하고 있어, 조금만 애를 쓴다면 읽어내기에 어려움이 없는 내용이다. 그리고 ‘착한 경영과 따뜻한 돈’이 어떤 것인지를 매우 잘 설명해주고 있어, 책을 읽고 이해만 한다면 누구나 현재의 경제나 돈의 흐름을 관찰할 힘이 생길 것이며, 자신이 서 있는 상황에서 이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밥 먹고 잠자는 시간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삶을 거부한다. 인간의 삶이 죽는 날까지 먹고 사는 문제에만 매달려 있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살지 않은 만 못하다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금의 세상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렇게 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가 치밀 때가 많다. 국내만 보더라도 최저시급이란 ‘적어도’ 그 정도는 지급해야 할 노동의 대가인데, 그 이상을 주는 것은 손해를 보는 것처럼 생각하거나, 그 이상은 줄 수 없는 형편에 처한 사업장이 부지기수다. 또 이 세계의 많은 곳에는 노동에 합당한 대가를 법적으로 보장을 받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이 노동착취를 당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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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터진 DLS사태를 보며, 어떻게 이런 사기 행각에 가까운 짓을 제도권 은행이 저지를 수 있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너무도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경영이 착해지지 않고, 돈의 흐름에 인정이 녹아들지 않는다면, 인류의 삶이 더 이상 제대로 지속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반의적으로 표현한 제목임을 빠르게 알아차렸다.

즉, 이 책의 제목은, 현재 이 세상은 한 쪽이 무너지면 전체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도미노와 같은 구조물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전 세계의 경제 주체들이 ‘착한 경영’과 ‘따뜻한 돈’으로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도모하지 않는다면 같이 망할 수밖에 없음을 경고하고 있다.

1776년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발행한 이래로 지속되어 온, 타자의 지속 불가능이 자신의 지속 가능을 보증하며 이러한 지속 가능과 지속 불가능의 변증법은 절대 소멸하지 않을 무한한 삶의 원천이라는 신화를 우리는 버려야 한다. 자유방임주의를 표방한 이래 ‘제로섬’과 ‘딜레마 게임’이야말로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신화 또한 이제 마땅히 산산 조각나야만 한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는 이유는, 인간은 항상 합리적일 수만은 없으며 오히려 번번이 충동적으로 변할 수 있고, 이기적임에도 불구하고 이타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을 보편적이고 개별적으로만 보는 관점이 아닌, 개개인은 매우 구체적인 존재이며 때로 집합적인 인간, 더 나아가 세계시민으로서의 자신을 자각할 수 있다는 관점으로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착한 왕

그렇게 될 때, 인간은 ‘호모 이코노미쿠스’에 머물지 않고 ‘호모 코오퍼러티쿠스(Homo Cooperraticus)’로 진화할 것이며, 이렇게 진화된 인간이라야 지구 종말을 예고하는 시계를 멈추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세계사 수업에서, 인도의 아소카 왕을 만났을 때 그가 참 이상했다. 그렇게 똑똑한 왕이 그토록 어리석은 ‘착한 왕’이 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주변국들은 착할 생각이 없는 상황에서, 자기만 착하게 치정을 한다고 착하지 않은 세상이 착하게 변하지 않을 것을 왜 몰랐을까?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의 착한 정치가 자신이 죽고 난 이후 자기 백성이 겪게 될 위험과 고통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왜 생각할 수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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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사적 사실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다. 지구의 수많은 나라가 좋든 싫든 하나로 연결된 현 시점에서, 다양한 권력의 주체들이 하나의 경영 가치-경제, 사회, 환경을 모두 고려한 경영가치로 통일이 되지 못한다면, 아소카 왕이 죽고 다시 인도가 분열하였듯 이 세상은 지속 분열 세계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구나 지금의 지구 생태계는 다양한 곳에서 경고음이 심하게 들리고 있다. 하루 1000원도 안 되는 한 끼를 먹지 못하여 태어나자마자 기형으로 살다가 죽어가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우리가 모르는 곳곳의 내란은 거주민들을 피난민으로 만들고 있다. 즉 생태계 뿐 아니라 인간계 안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말이다. 또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말로 대변되는 새로운 신분사회, 계급사회가 형성된 지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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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착한 경영 따뜻한 돈‘ 표지 ⓒ인물과사상사

사회책임경영

어디를 봐도 위기다. 따라서 가진 자들이 가진 것을 누리고 싶다면 이제 지혜로워져야만 한다. 지구 생태 전체를 생각하는 경영, 인류 사회 전체의 안녕을 염두에 두는 경영은 곧 자신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임을 깨달아야 한다. 다행히 이들이 조금은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 같다. 1997년 교토의정서가 체결되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약속을 만들어내었다. 국제표준화기수가 품질규격에 적용하는 ISO9000을, 환경 규격에 적용하는 ISO 1600을, 사회책임에 관한 규약인 ISO 26000 등을 통해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장치를 마련하였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지속 가능 경영, 유럽을 중심으로 한 사회책임 경영 패러다임이 작동하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움직이고 있다. 단지 싼 것이 ‘착한’ 가격이라 여기는 소비자에서 제품이 완성될 때까지의 공정성을 따지는 소비자로의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스위스 바나나 소비의 50%가 공정무역을 통한 바나나로 바뀐 것, 미국인들이 ‘돌고래를 죽이지 않는 침치 통조림’이라는 마크인 ‘dolphin safe'가 찍힌 참치 통조림을 선택하는 것 등이 그 예라 하겠다.

승자 독식이 아닌 상생이 상식이 되어야 한다. 금융은 숫자 놀음에 불과한 신용이 아닌, 인간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운용되어야 한다. 그것이 가능한 세상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우리에게 없다고 생각하자. 그것이 인간에 대한 진정한 긍정이다. 그리고 인류가 망하지 않으려면 선택해야 할 마지막 카드이다.

공정거래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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