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쉼과 감동을 얻을 수 있는 곳

공정거래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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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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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뉴스

일반적으로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치고 정말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초기 사업비용 100%를 자가로 투자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결국 빚을 내어 사업을 시작한다. 그런데 그렇게 시작한 사업체 중 열이면 아홉이 짧게는 1년, 길어야 2-3년 내 문을 닫는다는 통계치는 우리를 몹시 우울하게 만든다. 문 닫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빚더미에 깔려 회생 불가능하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왜 이런 것일까?

관계

이에 대한 힌트를 <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를 잘 읽어보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소규모로 고객 접점에서 해야 하는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혹은 현재 고군분투하는 중이라면, 이 책의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소개한 성공하는 작은 가게의 비법을 꼭 발견하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가게 운영 시 적용하고 응용하여 폐업하는 10개 중 9개의 가게가 아닌 살아남아 오래 가는 1개에 이르기를 바란다.

저자는 작은 가게의 핵심을 ‘관계’라고 말한다. 고객과 얼마나 친근한 애착관계를 기반으로 하느냐가 가게 유지와 생존을 결정짓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작은 가게의 경우, 그럴듯한 마케팅이나 프로모션 전략은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결국 고객 유입은 고객과의 관계 형성에 성공했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결정된다는 말이다. 고객에게 다시 찾고 싶은 가게, 단골이 되고 싶게 만드는 가게, 즉 집과 직장 외에 가장 친밀하고 오랜 시간을 머무르게 하는 제3의 장소가 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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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뉴스

레이 올든버그의 <제3의 장소>에는 제3의 장소 특징 8가지가 나와 있다. 그곳은 일종의 중립지대로 정치나 종교, 금전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이 이웃과 소통하는 장소다. 따라서 이곳에 모이는 모든 이는 평등하다. 즐겁고 편안한 대화가 활발하게 오가는 곳이다. 그리고 집이나 일터로부터 접근성이 용이하다. 그렇다보니 규칙적이고 정기적인 방문고객이 확보가 된다. 소박하며 건전한 곳이라 누구라도 드나들기 편한 곳이다. 따라서 적의나 긴장감이 없다. 결론적으로 제3의 장소는 일종의 집 밖에 있는 또 하나의 집인 셈이다. 저자는 이러한 제3의 장소를 여럿 책에서 소개를 한다. 그 중 몇 개만 들어보겠다.

미주리 주, 컬럼비아의 로컬 커피숍, ‘칼디스’는 저자와 두 딸이 자주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었다. 그곳은 커피도 맛있었지만, 거기서 일하는 직원과 스스럼없이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공간이었다. 혹은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는 공간이며, 때로는 노숙인까지도 편히 쉬며 커피 한 잔을 대접받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비싸지 않은 가격, 좋은 품질의 커피, 소박하고 고풍스러우면서도 편안하고 활기 넘치는 가게 분위기, 직원들과의 친밀한 관계는 그곳을 늘 단골로 북적이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구석진 곳에 간판도 없는

‘저스트포’는 베트남 쌀국수 집이다. 그 가게의 안주인 베트남 할머니는 고객이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음식만 내 놓는 게 아니고 다정하고 따뜻한 마음을 계속 제공한다. 그렇다보니 손님들은 속 이야기를 터놓게 된다. 저자 역시 자신의 소화기능이 원활하지 못함을 털어놓았고, 할머니는 위에 좋다는 씨앗을 챙겨주거나, 매일 정성스레 9시간을 우려낸 쌀국수 국물을 돌아갈 때 싸서 주기도 했다. 할머니가 손녀를 챙기듯이 말이다. 이런 가게엘 어찌 다시 가고 싶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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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마켓’의 주인내외는 손님이 늘 사가는 물건, 사가는 시기, 사가는 이유 등을 평소 관찰과 대화를 통해 파악하여 어떤 손님이 와도 물건을 찾을 때 누락된 것이 없도록 준비를 해 두었다. 그 세심함과 친근함 속에서 생성되는 그 마트 나름의 빅데이터는 늘 주효했고 단골고객은 확보되었으며 따라서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기억하게 만드는 ‘캔디 팩토리’는 거대 기업에서 쏟아지는 초콜릿과 캔디가 대형마트에 즐비함에도 불구하고 40년 이상 장수하며 충성고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성공의 비결 첫째는 맛이다. 그 맛은 캔디 팩토리만의 탁월한 기술력과 장인정신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가격도 합리적이다. 1층은 매장, 2층은 초콜릿과 캔디를 만드는 공장이다. 거기서 200여 가지가 넘는 종류의 초콜릿과 캔디가 만들어진다. 일반 손님들이 견학할 수 있는 서비스도 운영한다. 누가 와서 봐도 자신 있다는 뜻이다.

구석진 곳에 간판도 없는 케이크가게를 상상할 수 있는가? 그런데 그런 가게가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가게의 케이크를 사려면 오직 예약을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케이크를 맛 볼 수 없다. ‘세실리아 빌라베체 케이크’라는 가게를 발견한 덕분에 저자는 이국땅에서도 자신과 아이들 생일이면 여기서 케이크를 주문하여 즐거운 생일파티를 할 수 있었다. 커다란 케이크 진열장과 계산대 그리고 케이크 만드는 부엌 외에는 아무런 장식도 가구도 없는 이 작은 케이크 가게의 성공비결은 바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탁월한 맛과 품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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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 표지 ⓒ미래의창

진솔한 관계가 소원해지는 세상

‘블루스템’은 일종의 선물가게다. 그런데 이곳의 제품들은 모두 수제품이다. 어떤 것 하나 독특하지 않은 게 없고, 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지 않은 게 없다. 다만, 가격이 좀 비싸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물건일 것 같은 희소성, 그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에 가까운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중한 선물을 골라야 할 때면 그 지역 주민들은 주저하지 않고 블루스템을 찾는다.

처음 제목만 봤을 때는 읽을까 말까 망설였다. 그저 싸구려 감상만 늘어놓는 책일지도 모른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몇 페이지 지나지 않아 읽어볼 가치가 충분히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 마치 저자가 소개한 가게에 들어가 있는 착각도 들었고, 고객의 마음을 제대로 읽고 그에 부응하는 서비스와 제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려는 그 가게들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들의 서비스에 흐르는 진심에서 그들의 성공은 당연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점점 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솔한 관계가 소원해지는 세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자각하지 못한 채 제3의 장소에 굶주려 있다. 따라서 판매되는 제품의 질에 최우선해야 함은 물론, 한 번 들른 고객이 쉼과 감동을 얻을 수 있게 함으로써, 다시 오고 싶은 곳이 되게 하는 것에 집중한다면, 작은 가게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든다.

공정거래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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