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당 잡힌 시간을 찾아서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오래 일한다. 한국 노동시장의 현실이다. 멕시코에게 1위를 내줬지만, 한국은 여전히 OECD국가 중 연평균 노동시간이 가장 긴 편에 속한다. 한편, 경제활동을 완전히 그만두는 나이를 실질 은퇴 은령이라고 부르는데, 한국의 실질 은퇴 연령은 남성의 경우 72.9세, 여성의 경우 70.6세다.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실상을 살펴보면 더욱 암울해진다. 일을 계속하는 고령층의 대다수가 저소득 단순직에 종사한다. 일을 하고 싶지 않아도 계속해야 하는, 다시 말해 먹고 살기 위해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치열하게, 오래 일하는 것은 그만큼 체계적인 노후 준비가 어렵다는 반증이다. 자녀 교육에 대한 투자와 경제 불황, 기형적인 고용구조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밥벌이를 위해 억지로 출근하고, 출근하면 퇴근만을 줄곧 기다리는 삶 대신, 원하는 일을 하면서 인생을 알차게 보낼 순 없을까. 이런 고민에서 파이어족이라는 개념이 태어났다. 파이어족의 ‘파이어(FIRE)’는 경제적인 자유(Financial Independence)와 조기은퇴(Retire Early)의 앞 글자를 딴 합성어다. 즉, 파이어족의 목표는 하루빨리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고 일찍 은퇴하는 것이다.

경제적 자유
책 <파이어족이 온다>는 경제적 자유에 한걸음 다가가기 위한 저자 스콧과 가족의 노력을 자세하게 그린다. 스콧의 아내는 일하느라 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우울해한다. 하지만 부부의 소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맞벌이가 불가피했다. 스콧은 백만 달러짜리 아이디어를 구상해 경제적 자유를 성취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러다 파이어 개념을 알게 되고, 삶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결국 그가 정의하는 경제적 자유는 ‘돈이 많은 적든 진짜 원하는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와 융통성을 갖는’ 것이다. 스콧 부부는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모습을 발견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적합한 길을 찾아간다. 매끈하지만은 않은 그들의 여정은 책에서 소개한 실천 원칙을 어떻게 개인의 여건과 상황에 맞게 실천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