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적능력의 대체는 이뤄질까?

공정거래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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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기’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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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많은 학자들이 대중에게 지식을 전파하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자 김대식 교수 역시 그런 학자 중 한명이다. 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이자 뇌과학자인 저자는 전공분야인 뇌과학과 인공지능 분야의 지식을 대중과 나누기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를 설명하기 위해 나섰다. 이 책은 출판사인 '창비'에서 여러 연사들을 초청해 진행한 강연을 책으로 편집해 출판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정확히는 저자의 전공분야인 인공지능을 중점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을 설명한다. 최근들어 곳곳에서 회자되고 있는 4차 선업혁명이란 과연 무엇일까.

4차 산업혁명이란 2016년 세계 경제 포럼에서 주창된 용어이다. 1차 산업혁명에서 증기기관이, 2차 산업혁명에서 전기가, 3차 선업혁명에서 컴퓨터와 같은 디지털 기술이 산업과 우리의 삶을 앞선 시대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이끌었듯이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로 또 다시 기존의 세상과 다른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것을 4차 산업혁명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1차, 2차 산업혁명을 묶어 1차 기계혁명으로, 3차, 4차 산업혁명을 묶어 2차 기계혁명으로 명명했으며 1차 기계혁명이 인간의 노동을 상당부분 대체했듯이 2차 기계혁명이 정확히 어떤 모습으로 도래할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인간의 지적능력을 상당부분 대체하는 형태로 도래할 것이라 예측한다.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의 여러 분야 중 자신의 전문분야인 인공지능을 주제로 이야기 한다. 인공지능의 개념이 그리스 로마 신화의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토스가 자신의 일을 대신할 인형을 만든 것에서 부터 유래한다는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상당한 흥미를 갖도록 유도한다. 18세기 말 합스부르크 왕조의 수도였던 빈에 나타나 체스 고수들을 패퇴시킨 '기계 터키인', 홍콩의 핸슨 로보틱스에서 제작하여 우리나라에도 방문했었던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 1920년 구 체코슬로바키아의 작가인 카렐 차페크의 '로봇'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희곡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 등 여러 사례를 언급하여 인공지능의 세가지 요소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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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파이스토스에게서 본 필요하지만 하기 싫은 일을 떠넘기고자 하는 욕망, 로봇 터키인은 결국 안보이는 공간에 조종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과 유창하게 대화하는 듯이 보였던 소피아 역시 그저 대본을 읽었던 것에서 본 인간이 인공지능의 행동을 꾸며낸 사기성,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에서 등장하는 나태해진 인간에 반란을 일으켜 결국 멸망시킨 인공지능에서 본 두려움이 그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주요 요소인 인공지능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는 이유도 흥미롭다. 그동안의 인공지능이 발전하는 방법으로는 특정 대상을 알아볼수 있도록 대상의 특징을 인간이 직접 입력하는 방법이었다. 이 것을 특징공학 또는 피처 엔지니어링(feature engineering)이라고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고양이를 식별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한다고 했을 때 고양이의 특징을 직접 정의 내려 설명해주는 것이다. 눈이 두 개, 귀가 두 개, 다리는 네 개 등으로 세세히 설명하는 것인데 다른 사족보행 동물과의 구분도 어려울 뿐더러 같은 고양이더라도 다른 각도의 사진을 제시하면 식별을 못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던 방법이다.

그러나 최근 사용하는 학습법은 백 프로퍼게이션(back propagation)으로 여러 동물의 사진에서 고양이가 아닌 것, 즉 오답을 지속적으로 빼면서 신경망 연결고리값을 조정하는 방법이다. 이를 오차가 없을 때까지 계속 반복작업을 하는데 수십 수백 번 수준이 아니라 수 천만번을 반복하여 조정하는 것으로 고성능의 컴퓨터 성능 덕분에 가능한 방법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소위 딥러닝이라고 불리는 단계가 나온다. 정확히는 레프리젠테이션 러닝(representation learning), 즉 표현학습 방법이다. 다양한 사진을 보면서 오답을 제거해 나가면서 스스로 고양이의 특징을 표현하는 것이다. 데이터에 산에서 직접 규칙을 얻어내는 방법인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딥러닝 인공지능이 바로 알파고이다. 개발자들은 알파고에 바둑의 규칙과 수많은 기보를 입력하여 스스로 바둑을 두어 승리하도록 학습을 시켰고 그 결과 이세돌 9단에게 4대 1이라는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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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알파고의 개발사인 딥마인드 사는 바둑의 규칙만 입력하고 사람이 만든 기보는 입력조차 하지 않은 채 스스로 바둑을 두도록 하는 알파고 제로를 만든다. 알파고 제로는 수천만번의 게임을 반복하면서 스스로 학습하였는데 그 결과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를 상대로 백전백승의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

이쯤 되면 슬슬 걱정이 든다.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면 이 인공지능이 어느 영역까지 얼마나 영향을 줄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간이 전기를 사용하듯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듯이 당연히 어느 영역이나 어디에서나 인공지능이 스며들 것으로 주장한다. 지난 산업혁명처럼 증기기관, 전기, 인터넷 등이 그러했듯이 지금까지의 삶을 그 전과 크게 달라지게 만들 인공지능에 의한 '특이점'은 반드시 도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특이점에 맞춰 사회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산업혁명 후 공산품들의 세금을 매기기 위해 부가가치세가 도입되었던 것처럼, 기계의 등장으로 일을 잃은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삶을 위해 복지제도가 시작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서명은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기이지만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인공지능', '인공지능의 발전' 등으로 지었으면 어땠을지 아쉽다. 책 자체가 강연을 책의 형태로 출판한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이 인공지능의 발전과 현황을 간략하고 가볍게 설명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책 뒷부분에 관객들과의 문답부분에서 4차 산업혁명의 도래시의 변화나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등의 내용이 나오지만 기본적으로 저자가 미래를 내다볼수 없기 때문에 명쾌한 답변을 주진 못한다.

4차에 걸친 산업혁명을 1차, 2차 기계혁명으로 분류하고 앞선 혁명이 노동력을 대체했듯이 이제는 지적능력을 대체할 것이라 정리한 부분은 눈에 띈다. 앞으로의 삶에서 마치 노동력은 노예에게, 지적 능력은 소수의 청치인에게 맞기고 국가에서 주는 식량과 콜로세움의 검투 같은 향락을 즐기기만 했던 로마시대 시민처럼 삶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예측은 흥미로웠다. 4차 산업혁명과 특히 인공지능에 관해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입문서로 보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관련 지식이 없어도 쉽게 읽을 수 있으니 일독을 권한다.

공정거래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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