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온갖 생각과 걱정과 감정을 정리하는 방법

공정거래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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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비우는 연습’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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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라이프 혹은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는가. 가진 것을 최대한 줄이고 단순하게 사는 삶의 방식을 가르키는 말이다. 그에따라 가진 짐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한 청소법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나 유튜브의 인기 영상을 보면 여러 청소법을 설파하는 컨텐츠를 쉬이 찾아볼 수 있다.

더럽고 어질러져 있는 집안 혹은 공간을 정갈히 청소하는 것은 위생과 관리효율을 증진시킨다. 뿐만 아니라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머리속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효과가 있다. 평범한 사람이 아무 일 없이 평온한 상태라고 하더라도 지저분하고 정신사나운 공간에 들어가면 짜증이 불쑥 올라오는 것과 같이 공간은 그 자체로 사람의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

살아가는 공간을 정갈히 정리하는 것 역시 좋지만 모든 사람에게는 무척이나 어지럽고 뒤엉켜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다양한 걱정과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 등이 뒤섞여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까 엄두가 나지 않는 바로 우리의 마음 말이다. 미니멀리즘을 실현한 깔끔한 공간처럼 온갖 생각과 걱정과 감정으로 뒤엉켜있는 내 마음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복잡한 머릿속과 마음을 깔끔히 비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비우는 연습 :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는 58가지 정리법’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 마스노 슌묘는 일본 조동종 겐코지(建功寺)의 주지스님이자 정원 디자이너이며 다마미술대학 환경디안지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이 책은 그가 평생 수련해 온 선불교의 가르침과 건축가로서의 경험을 엮어 어지러운 마음을 비우는 방법을 담아내었다. 책에서는 크게 마음, 몸, 공간, 생활의 네가지 범주로 나눠 각각에 걸맞는 방법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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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마음 정리법을 보자. 근래들어 성인들의 심각한 만성질환으로 떠오른 질병이 있다. 바로 대사증후군이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 고혈압, 공복 혈당장애, 고 중성지방, 낮은 고밀도 지방 단백질(HDL) 콜레스테롤 등 다섯 가지 중 세 가지 이상을 동시에 지닌 상태를 의미한다. 복부비만을 제외하면 외형상 눈에 띄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자칫하면 방치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저자에게는 이런 대사증후군 만큼이나 무서운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마음대사증후군’이 그것이다.

마음대사증후군의 증상은 이미 많은 것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하지 못한 채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손에 넣고자 욕심을 부리며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여 그들보다 우위에 서고 싶어하는 것이다. 신체의 대사증후군은 벨트가 맞지 않는다거나, 체중이 늘었다거나 하는 단서가 있는 반면 마음대사증후군에 걸리면 좀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눈치챈 경우엔 이미 심각한 단계까지 진행된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 마음대사증후군을 고치려면 ‘지족(知足)’, 즉 충분함을 알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모든 것을 손에 넣으려 하지 말고 ‘나는 이것만 있으면 충분해. 감사한 일이야’라는 마음만이 마음대사증후군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다.

몸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명상을 권한다. 선불교의 가르침에 따라 자리를 잡고 앉아 자신의 호흡을 관찰하여 가지런히 정리하고 명상을 통해 하루에 단 5분만이라도 마음을 텅 비울 것을 권한다. 더불어 배부른 느낌이 100이라면 그에 80만 먹도록 하여 과식하지 말것이며 잠자리에 들기 전 30분 간은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를 멀리하고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여 숙면을 취할 것을 조언한다.

공간을 정리하는 방법으로는 물건 구매 전에 이것이 진정 필요한지 스스로 물어 보는 것, 매일 내가 사는 공간을 청소하는 것, 사용하지 않은지 3년이 지난 물건은 필요한 이에게 주거나 리폼을 하거나 그마저도 안된다면 버릴 것의 세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구매 전에 자신에게 다시 물어보는 것은 단지 갖고싶다는 욕망만으로 구매를 하는것이 아닌지 점검하는 것으로 마음대사증후군 진단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필요 없음에도 남들이 다 갖으니까 혹은 남들은 없으니까 구매하는 것이 마음대사증후군의 증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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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머무는 공간을 매일 청소하라는 조언은 현실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 역시 매일같이 바쁜 현대인들의 삶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대청소’ 같은 청소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단 5분동안만 월요일엔 방, 화요일엔 부엌, 수요일엔 화장실 등 요일별로 장소를 바꾸어 청소할 것을 주문한다. 단 5분으로 청소를 해봤자 얼마나 한다고 의아해 할 독자들에게 오롯이 청소만 하는 5분은 아침을 준비하며 TV를 보는 5분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매일 같이 실천해본다면 큰 변화를 맞을 것이라 설명한다.

도무지 청소할 시간이 없고 내가 청소를 안해서 피해 받는 사람도 없다는 식으로 애써 시선을 외면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충고는 신선하면서도 무겁게 마음에 새겨진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본인은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딱 한 명에게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어지러운 방은 자기 자신에게 악영향을 끼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생활을 정리하기 위한 조언은 도(道)를 추구해 볼것이다. 갑자기 뜬금없이 ‘도’가 웬말이냐 할 수도 있겠으나 저자가 말하는 도는 ‘철저하게 자신의 삶의 방식을 추구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검도, 궁도, 서도(書道), 다도, 화도(꽃꽂이) 등 도가 붙은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데 이를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만 본다면 검도은 검술, 궁도은 궁술, 서도는 글씨를 쓰는 방법, 다도는 차를 마시는 예법 등으로 말할 수 있다. 도란 이런 기술이 선(禪) 사상과 맺어져 단순히 기술을 갈고닦는게 아니라 그 기술을 통해 자신의 정신성을 높이고,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결합하는 것에서 태어나는 것이다.

도라는 개념이 이해하기 어렵다면 일본의 다도 스승 센노리큐(1522~1591)의 손님맞이법을 통해 이해해 볼 수 있겠다. 센노리큐는 차손님을 맞이하는데 있어서 ‘일기일회(一期一會)의 정신’으로 손님을 대접했다. 일기일회란 오늘 차를 마시는 이 순간은 평생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단 한 번뿐인 시간으로 가능한 최고의 환대를 한다는 의미이다. 그는 7가지 손님맞이법을 만들었는데 1. 차는 마시기 좋게 끓인다 2. 숯은 물이 잘 끓을 수 있도록 준비한다 3. 꽃은 들판에 피어있듯이 자연스럽게 4.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5. 준비는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6. 비가 오지 않더라도 우산을 준비 7. 동석한 손님을 배려하도록 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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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노리큐는 일기일회라는 자신의 정신을 다도에 접목시켜 자신만의 다도를 정립한 것이다. 이와 같은 것을 가르켜 도를 추구한다고 볼 수 있겠다. 저자는 다양한 취미를 갖는 것도 좋지만 어느 한 종류의 도를 깊게 추구하여 ‘이것이 나의 도다’라고 당당히 말 할 수 있는 것 하나를 추구하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며 권유한다.

저자는 네가지 범주로 ‘비우는 연습’ 방법을 설명하지만 일관적으로 관통하는 핵심이 있다. 바로 불교의 선이다. 불교의 수행 방편 중 하나인 선(禪)은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통일하여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하게 하는 불교수행법'이다. 선의 기본적인 관점인 ‘지금 바로 여기’ 에서 ‘다른 이와 비교하지 않고’, ‘지금 바로 몸을 움직여서’ 행하는 것이 일관적으로 담겨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오히려 선에 대한 간략하게 설명한 쉬운 입문서로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자꾸만 엉켜있는 복잡한 내 마음과 머릿속을 말끔히 정리하는 방법, 수천년간 지속되어온 선의 지혜를 빌려보는 것이 어떨까.

공정거래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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