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의 비밀과 정략결혼

재벌은 종종 국내 경제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며, 대부분의 자본과 권력이 소수의 기업 그룹에 집중되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경제의 불균형을 야기하거나 사회적 격차를 크게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배우 기무라 타쿠야(木村拓哉) 주연의 일본 TV 드라마 <일족(一族)>은 원작 및 기존 영화 등의 주연인 만표 다이스케(万俵大介)의 장남이자 만표 재벌의 주력 기업인 한신 특수 제강 전무인 텟페이(鉄平) 주연의 드라마로, 1960년대 고베를 배경으로 만표 재벌이 고베의 오카자키 재벌, 한신 은행은 오카자키 재벌의 중추 기업인 구 고베 은행, 그리고 1965년에 고베 은행의 융자 계열사였던 산요 특수 제강에서 발생한 산요 특수 제강 도산 사건을 모델로 한다.
드라마의 원작은 야마자키 도요코(山崎豊子)의 동명 소설이다.
다만 드라마에 나오는 한신 은행은 실존하는 한신 은행(현재 미나토 은행)과는 관계가 없다. 또 원작에서는 텟페이가 근무하는 회사명이 ‘한신 특수강’이지만, 드라마에서는 ‘한신 특수 제강’으로 바뀌었다. 이 회사 역시 실존하는 한신 특수강(오사카시 소재)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TV 드라마 <일족(一族)>의 1화는 자살을 결심한 텟페이가 엽총을 손에 들고 탄바사사산으로 향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후 최종화에서 자살 전날 저녁에 텟페이가 저무는 해를 보며 유서에 ‘왜 나는 내일 아침을 맞이할 수 없는 걸까.’라고 쓰는 모습으로 막을 내린다.
해당 작품은 많은 의미를 함유한 작품이다. 기무라 타쿠야가 연기한 만표 텟페이는 드라마 주인공. 만표 다이스케의 장남이자 다이스케가 운영하는 만표 재벌의 주력 기업인 한신 특수 제강(이하, 회사로 표기)의 전무다.
아버지는 만표 집안의 출신 대학인 게이오 대학에 진학하길 바랐지만, 반골 기질이 있는 텟페이는 도쿄 대학 공학부 야금학과(현재 소재 공학과)에 진학해 졸업 후에는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으로 유학해 기술자로 성장한다. 츠루타 후사코(鶴田芙佐子)와 교제했었으며, 후사코가 텟페이 앞에서 모습을 감춘 후 전 통산 장관이자 유력 중의원인 오오카와 이치로(大川一郎)의 장녀인 사나에(早苗)와 결혼한다.
이는 아버지와 타카스 아이코(高須相子)에 의한 정략결혼이었지만, 텟페이와 사나에 사이에 장남 타로(太郎)가 생기는 등 원만한 부부 관계를 맺어갔다.

텟페이는 이상과 열정을 동시에 지녔으며 일에 대한 향상심이 강했다. 회사의 미래를 위해 거액의 예산이 필요한 용광로 건설을 추진한다. 그러나 용광로 돌관공사 중에 폭발 사고가 일어나 사상자가 발생해 회사는 도산한다. (회사 재생법 적용) 이런 불행한 일을 계기로 다이스케는 텟페이를 선대 케이스케(敬介)와 부인 야스코(寧子) 사이에서 생긴 사생아라고 믿게 되고, 용모와 능력이 케이스케를 쏙 빼닮은 텟페이를 불쾌하게 여긴다. 텟페이 자신도 본인의 출생비밀은 몰랐으나 다이스케에게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또 시노(志乃)가 생전에 남긴 편지로 인해 할아버지 케이스케가 친아버지인 사실과 후사코는 자신의 여동생임이 밝혀진다.
그 후 텟페이는 다이도 은행을 위험에 빠트리기 위해 허위 융자를 실행하고 한신 특수 제강을 도산으로 몰아넣은 아버지를 고발하기 위해서 가족과 함께 만표 집안을 나와 고소하지만, 한신 특수 제강의 재무 관리인인 테이코쿠 제철의 와지마(和島) 소장이 제소를 취소하고 텟페이를 전무직에서 해임한다. 절망한 텟페이는 무모한 돌관공사로 한신 특수 제강을 도산시킨 일에 책임을 느끼고 사나에 앞으로 유서를 보낸다.
유서에는 ‘나는 태어나선 안 될 존재였다. 아버지는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은행 발전과 한신 특수 철강 도산에서 탈출구를 찾았다. 비록 친부자가 아니지만 적어도 다정하게 나를 보며 웃어주길 바랐다.’며 다이스케에 대한 마음이 적혀 있었다. 텟페이는 효고현 탄바사사산에서 할아버지 케이스케가 물려준 엽총으로 턱 밑에서 머리를 쏴 자살했다. (사인은 뇌타박상) 텟페이가 죽은 후 그의 사망 진단서에 기록된 혈액형이 B형인 점으로 텟페이가 다이스케 부부의 친아들임이 밝혀졌다.
드라마는 훌륭하다. 1960년대 고베의 거리 모습 등을 완벽하게 재현했으며, 한신 특수 제강 회사의 모습도 실감나게 표현된다. 당대 최고의 인기 가수이자 배우인 기무라 타쿠야가 주인공을 맡았으며, 그 외 인물들도 꽤 호화 캐스팅이었고 이들의 연기도 흠잡을 곳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일본 드라마를 처음 접하는 시청자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