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그의 영화 나의 영화

공정거래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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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처음 한 번은 극장 안에서, 그다음 한 번은 극장 밖에서.”

책<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의 ‘작가의 말’은 이런 문구로 시작한다. ‘경험을 사유하며 다시 시작’하고 ‘영화의 신비를 손에 쥐어보려고 다시 시작하다가 아득해지는’ 영화 평론가로서의 고백이다.

이렇게도 말할 수 있겠다. 관객은 영화를 두 번 만난다. 한 번은 영화관에 앉아 처음 보는 작품을 맞이하는 순간이고, 두 번째는 자신이 본 작품을 머릿속으로 재구성해야 하는 순간이다. SNS에 나름의 영화평을 남기거나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친구에게 영화의 알맹이를 전달하고 싶을 때, 우리는 기억에 의지해 영화의 장면과 대사를 반추한다.

회상이 쉽지 않을 때, 영화가 내게서 훌쩍 물러난 듯이 느껴질 때, 우리는 영화에 대한 누군가의 글을 읽으며 도움을 받는다. 그냥 남의 의견이 궁금할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봤다고 생각한 영화를 사실 본 적이 없었음을 깨닫는다. 다른 사람의 시각과 관점에 올라타 영화를 다시 들여다보는 건 머릿속으로 한 번 더 영화를 보는 일이다. 흡사 여행지의 가이드 투어에 참여하는 것과 같다. 풍경이 아름답다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흡족하겠지만, 장소의 역사와 배경지식을 전달하는 전문가가 동행하면 또 다른 차원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비로소 초점 없이 전체를 향하던 눈이 대상을 또렷하게 응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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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벨벳 골드마인’부터 2019년을 수놓은 ‘기생충’까지. 이 책에는 20년간 저자가 써온 평론 208편이 담겼다. 저자의 이름은 ‘언어를 통해 영상을 여행하는’ 이 분야의 고유명사이자 독보적인 브랜드다. 관객들은 적확하고 수려한 그의 언어를 통해 기꺼이 영화의 정경을 감상한다. 오랜 기간 영화 곁에서 살아오며 보고, 쓰고, 말해온 그의 언어와 영화에 대한 애정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영화로 삶을 다시 한번’ 사는 사람, ‘영화를 만져보고 싶은’ 사람. 박찬욱 감독은 이 책을 ‘시네마테크에서 큰맘 먹고 개최한 한 감독의 거대한 회고전’에 비유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살지는 않았겠지만, 그가 보고 듣고 사랑했던 모든 것들이 아낌없이 이 책의 재료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그의 언어로 재구성된 방대한 영화의 세계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볼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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