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무브먼트] 커피 뒤에도 사람이 있다

이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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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쟁 말고 커피’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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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엄밀히 말하면 기호품이지만, 이제 생활필수품 중 하나가 됐다. 빽다방부터 스페셜티 커피까지. 커피를 사랑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커피 없는 일상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자신도 모르게 카페인에 젖어든 사람이라면, 더 나아가 내가 마시는 커피가 어디에서 어떻게 왔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미를 느낄 만한 책이 나왔다. 문학동네에서 나온 <전쟁 말고 커피>가 그 주인공이다.

주제는 ‘예멘 커피의 제자리 찾기’다. 우리에게는 자살 공격 테러, 난민 등으로 더 익숙한 곳이나, 세계최초로 커피를 재배하고, 물에 우린 형태로 먹기 시작한 곳이 바로 예멘이다. 대표적인 커피 품종인 ‘아라비카’는 ‘행복한 아라비아’라는 뜻하는 ‘아라비아 펠릭스’라는 말에서 왔는데, 이 말은 지금의 예멘을 가리킨다. ‘모카’는 예멘에서 커피를 수출하던 대표 항구의 이름에서 왔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예멘이 커피의 종주국이라는 사실은 점차 잊혀졌다. 더군다나 원두의 들쭉날쭉한 품질과 불안정한 정치 상황도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예멘계 미국인 목타르 알칸샬리는 ‘테러와 드론의 나라’로 알려진 예멘 커피를 다시 부흥시키겠다는 꿈을 꿨다.

지인에게서 받은 한 장의 사진으로 커피의 역사와 예멘의 관계를 알게 된 목타르는 커피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아랍인 최초로 커피 품질 전문가인 큐그레이더가 되었고, 예멘으로 날아가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현지 농장을 방문했다.

사람들의 이야기

2~4달러짜리 커피 한잔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하다. 커피나무를 경작하는 농부, 잘 익은 열매를 따고 열매에서 껍질을 제거해 콩만을 골라 건조하는 사람, 그 커피콩을 운반하는 사람들까지. 직접 생산현장의 노고를 목격한 목타르는 높은 가치의 커피를 생산하고, 농부들에게 정당한 이윤을 보장하고자 했다.

그 사명을 위해 목숨까지 무릅쓴다. 작가이자 편집장인 저자 데이브 에거스는 목타르의 도전을 한 편의 소설이나 영화처럼 긴박감 있게 서술한다. 예멘에서 생두를 확보해 가공하고, 자금을 조달하고, 가공된 커피를 배로 미국까지 실어오기까지 목타르가 겪었던 온갖 고난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가게에서 주문한 한 잔의 커피로는 결코 읽을 수 없던 사람의 이야기가 묵직한 끝맛을 남긴다. 커피를 위해 일상을 사는 사람과, 지구 건너편에서 그 커피를 만나는 사람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만나는 특별한 경험이다.

이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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